[기고] 곽명진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곡물, 유지류, 육류, 낙농품, 설탕 등 55개 주요 농산물의 국제 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하여 지수로 만들어 세계식량가격지수(FFPI)를 발표하고 있다. 2022년 1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5.7포인트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설탕을 제외한 모든 품목의 가격지수가 상승했다. 밀, 옥수수, 보리, 쌀로 구성된 곡물(cereals)가격지수도 전년 동월대비 12.5% 상승한 140.6포인트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공급망 이상과 더불어 이상기후 현상이 주요 원인 중에 하나라고 한다.

미국과 아르헨티나, 브라질,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주요 농산물 생산국에선 최근 가뭄 등 이상 기후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아르헨티나·브라질 등 남반구에서 계속된 가뭄으로 옥수수 가격이 상승했다. 쌀은 주요 공급국의 저조한 수확량으로 가격이 올랐다. 올해에도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가 잇따르면서 농산물 수확량이 급감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 전 세계적으로 식량 부족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이는 주요 농산물 생산국 일부 국가가 농산물을 비축하고 무역제재로 활용한다면 식량의 무기화에 따른 농산물 대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우리는 먹거리가 풍족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국내 식량자급률 및 곡물자급률 현황'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식량자급률은 45.8%라고 한다. 2009년 56.2%에 비해 10.4%나 하락했다. 곡물자급률도 21%로 2009년 29.6%에서 8.6%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 수준인 데다 식량 생산성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우리나라는 매년 1천700만t 이상의 곡물을 수입하고 있는 세계 7대 식량 수입국이다.

쌀을 제외한 주요 곡물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 환경부가 발간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를 보면 2100년 쌀 생산량은 지금보다 2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농산물 수입 의존도를 더욱 높이게 되고 식량안보에 적신호가 켜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곽명진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곽명진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우리의 먹거리를 계속 수입농산물에 의존한다면 미래세대에게 존립의 큰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세계 선진국들은 국민들의 먹거리 산업인 농업농촌을 기반으로 성장했고 농업농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치열하게 하고 있다. 우리도 국내 농업 생산을 독려하고 농업농촌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대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농업 생산을 독려하고 농업농촌을 지키려면 농민이 있어야 한다. 농민이 있으려면 다양한 정책적 뒷받침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 농산물을 애용해야 한다. 예측 불가능한 이상기후나 코로나19 같은 대규모 전염병 유행 등으로 국제곡물시장 변동성이 갈수록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식량안보가 단순히 농업계만의 일이 아니며 우리 모두의 일임을 인식하고 우리 농산물을 적극 애용go 식량생산기지인 농업농촌을 지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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