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메세나' 시대 만들어 문화예술 지원 폭 넓힌다

충남도는 지난 1월 18일 전국 메세나 전문기관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한국메세나협회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상생 기반 마련을 골자로 한 '충남 메세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충남도
충남도는 지난 1월 18일 전국 메세나 전문기관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한국메세나협회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상생 기반 마련을 골자로 한 '충남 메세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충남도

[중부매일 황진현 기자]코로나19가 장기화된 요즘, 기업의 적극적인 메세나 활동이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를 지탱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는 팬데믹 시기를 함께 위로하고 치유하기 위해 다양한 메세나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충남도는 지난해 말 메세나에 대한 인식 개선과 민간 기부 확산을 위한 '충남 메세나 활성화 계획'을 수립해 올해부터 중점 추진한다. /편집자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나 지원 기업수는 감소하고 있다. 한국메세나협회가 제공하는 연도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 자료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파로 2020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규모가 전년 대비 14.6% 감소한 1천778억 4천900만원이었다. 같은 기간 지원 기업수는 전년 대비 28.7% 감소한 390개사, 지원 건수 역시 전년 대비 33.4% 감소한 935건이었다.

충남도는 2014년 도 전문예술법인으로 지정된 충남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9년 2억 100만원으로 전국 광역문화재단 기부금품 모집액 기준 6위에 달했으나 2020년 1천700만원에 그치며 전국 12위 수준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기부금품 모집금액은 2억 300만원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다소 회복세에 있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충남도의 경우 한국메세나협회 등 외부 기관의 기부금품 공모나 협력사업 중심으로 메세나 활동이 한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 지자체, 기업과 예술계를 매개하는 통합 네트워크와 제도적 기반 부재, 기업의 메세나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도내 참여기업이 많지 않고 대규모 축제 중심의 지정 기부 방식으로 메세나 활동이 편향되는 등 메세나 기반이 전반적으로 미흡하다.

도는 전국 광역도 최초로 2020년 말 선포한 '충남 2030 문화비전'과 연계해 예술 치유를 통해 학교밖 청소년 등 사회적 문제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공적지원과 민간지원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문화생태계가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메세나 활동을 통해 새로운 반전과 활력의 기회가 필요하다. 이에 도는 지난해 말 처음으로 메세나에 대한 인식 개선과 민간 기부 확산을 위한 정책적 역할을 고민하고 '충남 메세나 활성화 계획'을 수립해 올해 역점 추진하고 있다.

충남도는 메세나 활성화의 첫 단계로 지난 1월 18일 전국 메세나 전문기관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한국메세나협회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상생 기반 마련을 골자로 한 '충남 메세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문화예술진흥기금을 관리하고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사업과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문화예술분야 유일한 법정기부금단체로서 각종 문화예술후원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메세나협회는 문화예술 저변확대 및 경제와 문화예술의 균형발전 기여를 위해 설립된 문체부 소관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기업결연, 예술지원 매칭펀드, 소외계층 예술교육사업 등을 폭넓게 추진하고 있다.

도는 협약 기관과 함께 도민 문화 향유 기회 및 지역예술인 예술 활동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한 문화예술 후원 활성화, 충남메세나협회 설립·운영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 등 지역 메세나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충남도는 지난 2월 24일 한국수자원공사 충남지역협력단으로부터 '충남 문화예술 릴레이 후원' 제2호 성금 500만원을 전달받았다. /충남도
충남도는 지난 2월 24일 한국수자원공사 충남지역협력단으로부터 '충남 문화예술 릴레이 후원' 제2호 성금 500만원을 전달받았다. /충남도

도가 도내 기업의 자발적 메세나 참여를 유도하고 기부 문화 정착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충남 문화예술 후원 릴레이'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1월 18일 충남개발공사의 2천만원 통 큰 기부를 시작으로 2월에는 한국수자원공사 충남지역협력단 직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 5백만원으로 메세나 활동에 참여하며 2호 릴레이를 이어갔다.

후원금은 충남문화재단에 전달해 지역 청년·신진 예술가 단체를 육성하고 지원하는데 활용하고 기업 대상으로 참여자를 꾸준히 모집해 매월 의미있는 문화예술 후원금 전달식 행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도는 '충남 문화예술후원 활성화 지원 조례 제정'으로 메세나 활동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충남도의회와도 적극 협력하고 있다.

현재 문화예술 후원 활성화 관련 조례는 경북도, 경기도, 제주도, 서울시·인천시, 울산시·광주시 등 7개 광역 지자체가 제정해 추진하고 있다.

충남 문화예술후원 활성화 지원 조례는 ▷문화예술후원을 활성화하기 위한 도지사의 책무 규정 ▷문화예술후원 활성화에 관한 기본계획 수립·시행 ▷'문화예술후원매개단체' 육성·지원 ▷문화예술후원자의 포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3월초 김기영 의원 대표발의로 제335회 충남도의회 임시회에 제출되어 상임위 심의를 앞두고 있다.

조례에 따라 도지사는 문화예술 후원 활성화를 위한 필요한 시책 마련과 재정지원, 도에 소재한 문화예술후원매개단체 육성·지원 등을 통해 도내 문화예술후원자와 예술단체 간 후원활동을 매개하고 촉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지역사회에서는 기업과 예술계의 소통창구인 '가칭 충남메세나협회' 설립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현재 경남도, 제주도, 세종시, 부산시가 지역 단위 메세나협회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충남도의 경우 지난 1월 18일 전국 메세나 기관과의 업무협약을 계기로 메세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기업과 예술의 가교역할을 수행하는 문화예술후원기관으로서 '가칭 충남메세나협회' 설립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도는 충남문화재단과 함께 도내 상공회의소와 지역기업을 대상으로 메세나 참여의 필요성과 지역메세나협회 설립의 당위성을 홍보하는 등 회원사 유치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기업계와 예술계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자발적 참여 의사를 가진 지역기업을 중심으로 사단법인 형태의 지역메세나협회를 자율적으로 설립하고 내실있게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지역메세나협회 설립에 안주하지 않고 장기적으로는 문화예술후원법 상 문화예술후원매개단체로 육성함으로써 문체부 인증을 통해 문화예술후원 활동을 위한 인센티브(국비)를 지원받아 기부금 모집 기회를 보다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길주 도 문화정책과장은 "조례 제정을 계기로 개인과 기업이 손쉽게 문화예술단체와 예술가를 후원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후원 활성화 여건을 마련하고 사회 전반에 문화예술후원 분위기를 확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체계적인 전략추진을 통해 기업과 문화의 아름다운 동행을 이끌며 침체된 문화예술의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도민, 문화예술인, 기업인 등이 모두 힘을 모아 문화로 더 행복한 충남을 실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