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연기군 규모 청사 설계 원인… 외부 건물 곳곳 분산 '더부살이'

민간건물인 스마트허브 Ⅲ에 임차해 있는 외부청사
민간건물인 스마트허브 Ⅲ에 임차해 있는 외부청사

[중부매일 나인문 기자] 행정수도를 표방하는 세종특별자치시의 몸집이 커지면서 본청에 각 실·국을 모두 수용하지 못하는 세종시가 경제산업국과 건설교통국, 도시성장본부, 환경녹지국의 주요부서를 세종우체국과 SM타워, 스마트허브Ⅲ 등 외부 건물에 분산·배치해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같은 국(局)이라고 하더라도, 이곳저곳에 나뉘어 있어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시청을 찾는 시민들이 시청에서, 다시 외부 청사로 발걸음을 돌리는 것도 부족해 또 다른 외부청사를 찾아 헤매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내해야 하는 실정이다.

실제, 시 경제 전반을 책임지는 경제산업국 경제정책과와 일자리정책과, 기업지원과는 세종우체국 2층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는 반면, 같은 국 산하 투자유치과는 세종시 호려울로 19(보람동)에 위치한 민간건물인 스마트허브Ⅲ에 임차해 있다.

게다가 술집과 식당 등이 즐비한 이 건물에는 환경녹지국과 공공건설사업소까지 입주해 있어 민원인들의 불편은 물론, 외부 청사 임차로 인한 예산낭비 우려와 함께 공무원들의 업무효율성마저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도시성장본부 산하 도시정책과·도시개발과·스마트도시과·경관디자인과, 건설교통국 건축과·주택과·도로과·교통정책과·대중교통과는 세종시 정부2청사로 10(나성동)에 있는 SM타워에 셋방을 살고 있다.

게다가 도시재생과와 도로관리사업소, 차량등록사업소는 조치원청사(옛 연기군청)에 배치돼 있고, 세종시 연서면 월하천로 289에 위치한 농업기술센터에도 동물위생방역과 등 여러 부서가 분산돼 있는 상황이다.

세종시 외부청사 부서 안내판
세종시 외부청사 부서 안내판

사정이 이렇다보니, 어디에 어떤 부서가 있는지 미리 파악하지 않고 시청을 찾는 민원인들은 버스를 갈아타고 다른 외부청사를 찾아 발길을 되돌려야 하는 등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불평을 쏟아내고 있다.

이처럼 시청사의 업무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진 탓에 외부 민간건물까지 임차해 곁방살이를 하는 것은 세종시청사 설계 당시 옛 연기군 수준의 규모로 계획을 반영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결국, 세종시는 시청사 본관의 공간 부족에 따른 행정 비효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는 2025년까지 별관을 신축한다는 입장이지만 세종시의 엄청난 상가 공실 문제와 맞물려 찬반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세종시는 현 시청사 서쪽 주차장 부지 1만㎡에 906억원을 들여 별관을 짓기로 하고 올 예산안에 설계비 24억원을 반영하고, 연내 설계를 마무리한 뒤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5년말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지하 2층·지상 6층, 건물면적 3만㎡ 규모로 건립되는 별관 신축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청 핵심부서가 외부에 있다 보니 행정 비효율은 물론 시민 불편이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양질의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해 별관 신축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처음 청사를 건립하면서 공무원 수요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청사 부족현상을 빚게 된 것"이라며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방공무원 수가 급증한 것도 사무 공간 부족을 불러온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 세종시청사는 2012년 7월 세종시가 출범한 이후 조치원읍 연기군청을 청사로 사용하다 2015년 6월 현 위치에 새로 청사를 지어 이전했으며. 4만 485㎡의 터에 지하 1층, 지상 6층, 연면적 3만 356㎡규모에 1190억원을 들여 건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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