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속 작은 실천 '깨끗한 동네' 만든다

청주 서원구 공무원들이 '담배꽁초 수거보상제' 사업을 홍보하고 있다. 

[중부매일 장병갑 기자] 국내 생산 담배의 90%가 플라스틱 필터를 사용하고 있다. 담배꽁초 특성상 플라스틱만 분리하기가 어려워 대부분 소각된다. 문제는 노상에 버려진 뒤 하수구 등에서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돼 하수처리시설에서 걸러지지 않고 바다로 흘러가는 경우이다. 하루 최대 0.7t의 담배꽁초 미세플라스틱이 매일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이렇게 해양으로 버려진 미세플라스틱은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해산물을 통해 우리에게 다시 돌아올 수 있다.

이에 청주시 서원구는 노상에 버려진 담배꽁초가 도시 배수로를 막는 현상, 더 나아가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돼 지구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관심을 가지고 지난해 말 두 달간 담배꽁초 수거보상제를 시범운영했다. 서원구가 추진한 담배꽁초 수거보상제 성과와 추진 과제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청주시 서원구가 지난해 11~12월 두 달 간 담배꽁초 수거보상제 시범사업을 실시한 결과 모두 193명이 참여했다.

총 수거량은 164㎏으로 1인당 평균 849.7g씩 수거한 셈이다.

이에 따른 보상으로는 종량제봉투 20리터 6천369장, 10리터 274장 등 모두 6천643장이 지급됐다.

따로 배정된 예산 없이 시청에서 종량제 봉투를 전량 지원했다.

이밖에 전자저울, 홍보배너 구매 등 총 소요예산이 10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초저예산으로 사업이 진행됐지만 적지 않은 참여자와 눈에 띌만한 수거량을 이뤄내는 등 성과를 거뒀다.

서원구는 이러한 긍정적 결과에 올해도 담배꽁초 수거보상제를 이어가고 있다.

서원구는 지난 1월 17일부터 2022년 담배꽁초 수거보상제를 실시했다.

1~2월 73명이 참여해 34㎏ 정도를 수거했다.

구청 관계자는 "동네 어르신들께서는 동네 거리도 깨끗하게 하면서 소소하게 용돈벌이를 한다고 즐거워하신다"며 "다양한 참여자 중에서는 아이들 교육을 위해 함께 꽁초를 줍는다는 분도 계셨고 병원 야간 근무 후 휴일에 담배꽁초를 수거하는 병원 근무자도 계시다"고 말했다.

서원구는 지난해 말 시범운영을 마무리한 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담배꽁초 수거보상제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꽤 긍정적이었다.

참여 시민의 93.4%가 실시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55% 이상의 참여자가 시민의식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100g 당 종량제봉투 20리터 지급 기준에 대해서는 대체로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시범 운영 시작 당시에는 봉투 지급 수량에 제한이 없었으나 대량으로 수거해 오시는 경우 1명에게 종량제 봉투가 과다 지급되는 문제점이 있어 운영 중 1인당 최대 20장 지급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참여한 시민 모두가 모두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20세 이상 청주시민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주소지 상관없이 서원구 지역 내 행정복지센터와 구청 환경위생과 어디에서든 접수가 가능하다.

행정복지센터의 경우 매주 화요일마다 수거 중이며, 구청에서는 상시(주말제외) 수거 중이다.

서원구는 담배꽁초 수거보상제를 단순히 쓰레기를 수거하는 차원을 넘어 '불법투기 근절'이라는 시민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담배꽁초를 줍는 모습은 실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에게 무의식적으로 불법투기를 하면 안 된다는 시민의식 개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시범사업 홍보를 위해 길가에서 담배꽁초 수거작업을 진행하던 구청 직원에게 시민들이 궁금증을 갖고 물어보곤 했다.

구청 관계자는 "사람들이 담배꽁초를 하나씩 수거 하는 모습이 지나가는 시민들에게는 신기하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며 "이는 단순히 도시미관개선의 효과 뿐 아니라 이러한 행동 자체가 시민들의 무의식중에 불법투기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오는 등 시민의식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밝혔다.

서원구는 올해 담배꽁초 수거보상제를 시행하면서 풀어야 할 숙제를 안게 됐다.

다양한 연령층의 참여, 특히 젊은 층에 대한 홍보이다.

현재 참여자의 절반 이상이 60대 이상으로 50대 미만의 참여율은 미미한 편이다.

이에 서원구는 유튜브 영상 제작,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이벤트 등을 통해 젊은 층의 참여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올 사업성과에 따라 청주페이를 통한 보상 지급이나 다른 주요기관과의 협력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청 관계자는 "현재 담배꽁초 수거보상제를 실시하고 있는 지자체는 청주시 서원구를 비롯해 광주 광산구, 서울 강북구, 서울 용산구 등이 있다"며 "특히 서울 강북구는 환경부와 함께 담배꽁초를 회수해 재활용하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업의 성공 여부에 따라 전국적인 담배꽁초 수거보상제의 시행을 기대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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