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은 청년정책에도 불구하고 왜?- 충북학사를 보면 보인다
그 많은 청년정책에도 불구하고 왜?- 충북학사를 보면 보인다
  • 중부매일
  • 승인 2022.03.2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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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안창호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대한민국 청년의 삶은 암울한가? 숫자로만 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Z세대' 를 MZ세대라 부른다. 이 세대는 지난 20년 전 청년과 비교하면 소득은 1.4배가 증가했지만 빚은 4.3배 늘었다.

우리나라 인구에서 MZ세대 비중은 높다. 약 47%로 경제활동 비중은 높지만 다른 세대와 비교해 여러모로 취약하다. 부채가 연 소득의 두 배가 넘어, 이미 260조 원에 이른다. '시한폭탄'이라는 말을 허투루 들어선 안 될 것이다.

충북을 비롯한 지방 거주 청년은 불안하다.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 서울, 수도권으로 떠나고 있다.

충북의 인구는 약 160만 명. 이중 청년은 51만 명으로 30%를 차지한다. 이마저도 도내 청년 인구는 감소세다. 지난 2018년 대비 2020년엔 1.3%가 감소했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충북을 떠난 청년들은 어디로 갔을까? 가장 많이 전출한 지역은 경기도다. 약 1만2천800명이 이동했으며 서울 6천800명, 대전 4천800명 순이다. 전체 이주 지역 중 수도권만 53.5%에 이른다. 청년들의 이탈은 비단 충북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중앙정부나 지자체도 마냥 손 놓고 있지 않았다. 국가균형발전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청년 정책은 총 2천930개에 이른다. 중앙정부 239개 외 지역자치단체 정책은 2천691개나 된다. 청년 정책이 가장만은 지자체는 전북이다. 전북의 청년 인구는 약 55만 명이지만 청년 정책은 373개로 가장 많다. 경기(318개, 422만 영), 서울(294개, 345만 명), 경남(100만 명, 281개) 등 청년 정책은 즐비하다.

전북의 경우 청년 정책이 가장 많음에도 불구하고 청년 순 유출은 지속되고 있다. 전북에서 청년이 가장 많은 전주는 지난 1년 동안 3,030명이 순 유출됐다. 전주와 인구가 비슷한 청주도 2018년 대비 2020년에는 6,900명이 더 떠났다.

그 많은 청년 정책에도 불구하고 왜일까? 왜 지방을 떠나 서울로 경기도로 떠날까? 이유는 간단하다. 청년 정책의 눈높이가 맞지 않아서다. 그럼 왜 안 맞을까?

나는 자장면을 먹고 싶은데 중국집 사장님은 자꾸 "짬뽕을 먹어 보라" 고 권한다. 이번 달에는 특별 할인해서 싸고, 해산물도 더 푸짐하다고 한다. 그렇다고 내가 먹고 싶은 자장면을 포기할까? 아니다! 먹고 싶은 자장면을 먹기 위해 다른 중국집을 찾아 떠난다.

청년 정책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교육 훈련 제공이 637개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는 현금지원 507개, 취업처 제공 359개 등의 순이다.

학력별로는 고교생 대상 정책은 11%인 반면, 대학생 정책은 66.9%다. 이를 다시 전공별로도 구분해 보면 이공계열 중심의 정책은 54%다. 청년 정책이 결코 부족한 것이 아니다. 내가 먹고 싶은 게 뭔지 모르거나, 자장면을 잘 만들 자신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자꾸 짬뽕을 권할 수밖에... 

그럼 다시 충북으로 돌아와 보자. 우리 도에는 청년지원 프로그램 중 하나로 '충북학사' 운영하고 있다. 청주관 및 서서울관, 동서울관 총 3곳으로 청년들의 생활 편익 등을 제공하고자 지난 1991년에 설립됐다. 

충북 이외에도 타 지자체 또한 전북학숙(1992년), 남도학숙(1994년), 탐라영재관(1998) 등 다양한 이름의 학사를 운영하고 있다. 주로 수도권 소재 대학에 진학한 지역 학생들을 위해 설립됐다. 

2022년 충북학사 지원금액은 약 70억 원이다. 도비 38억 원에 시군비 6억 원, 기타 24억 원이 합쳐졌다. 주거 지원 프로그램이지만 '충북학사'는 장학시설로 운영된다. 단지 대학교 또는 대학원 이수를 위한 장학 지원 프로그램이다.

정약용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통해 "서울을 떠나지 말고, 서울과 가까이 있으면서 문화와 안목을 잃지 말라" 고 전했다. '말은 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라는 말이 아직도 통용되고 있다.

준거점 효과(Anchoring Effect), '준거점 의존성'이라는 것이 있다. 앵커는 배에서 사용하는 돛으로 배가 정지하는 기준점이 된다. 우리의 생각은 여기에 정지돼 있다. 

그렇다면, 어차피 세상은 다 그런 것이니, 그냥 살아야 하는가? <기업과 고객> 관점에서 고객의 습관을 바꾸려고 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어리석다'고 말할 정도로 무모한 도전이다. 하지만 이 어리석음이 통(通)할 때가 있다. IMF 이후 평생직장의 관념(觀念)이 바뀌었다. 코비드 세상에서 우리는 재택으로도 충분히 공부할 수 있고,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때로는 직업인(職業人) 대신 직업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도 경험했다.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세상이 변하고 있다. 그런데 청년 정책은 준거점(準據點)에 머물고 있다. 앞서 전주는 대기업 유치,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사회적기업 지원 등의 정책에도 떠나려는 청년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지금 시대의 가장 유망한 산업인 반도체, 2차 전지, 태양광, 바이오 등의 초일류 기업이 모두 충북에는 이미 있다. 하지만 현실은 '청년 순 유출 가속화'다. 무엇이 문제일까? 해결책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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