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불명 물질 환경오염" vs "친환경 소재" 해석 분분

[ 중부매일 나인문 기자 ] "파랑색 잉크를 풀어놓은 것 같기도 하고, 무슨 페인트를 마구 뿌려 놓은 것 같기도 하고, 정체불명의 물질을 보고 너무너무 놀랐어요."

국내 최장 보행다리인 금강보행교가 지난 24일 오후부터 시민들에게 개방된 가운데 세종시청 쪽 보행교 아래 친수공간에 정체불명의 물질이 토양을 파랗게 물들이고 있어 혹시 공사를 하면서 나온 폐물질이 환경을 오염시키는 게 아니냐는 시민들의 원성이 높다.

시민 이모씨(48·보람동 호려울아파트)는 29일 본보 취재진에게 "총 사업비 1천116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국내에서 가장 긴 1천446m의 보행 전용 교량인 금강보행교가 개통했다고 해서 아이들과 금강변을 거닐다가 깜짝 놀랐다"며 "자칫 금강을 오염시키는 물질을 내버려 수(水)생태계를 망가뜨리는 게 아닌가 걱정이 앞섰다"고 말했다.

실제, 본보 취재진이 찾은 보행교 다리 인근의 친수공간 수천㎡에는 낯선 물질이 토양을 파랑게 물들이고, 심지어 물웅덩이에는 파랑색 물이 가득 고여 자칫 하천으로 흘러내려갈 경우 생태계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감이 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와 달리, 파랑색 물질의 정체는 제방법면에 볏짚거적을 깔고 풀씨나 꽃씨를 뿌려 풀이나 꽃이 빨리 발아되도록 하는 한편, 빗물 등으로부터 제방법면을 보호하도록 하기 위한 이른바 '시드 스프레이'로 비료, 펄프, 접착제, 천연색소를 기계를 이용해 잘 섞어준 뒤 뿌리는 작업으로 인해 생긴 현상이다.

최근들어 다른 녹화작업에 비해 시공비가 저렴하고, 빠른 시간에 넓은 면적의 작업이 가능해 많이 쓰는 공법 중의 하나로 알려졌다.

문제는 아무리 친환경 소재 및 공법이라고 해도, 파랑색 물질이 금강변으로 흘러들어갈 경우 탁도를 흐리게 하거나 수생 동·식물에 좋지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김진섭 세종시 치수방재과장은 "보통 경사면에서는 씨앗이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코아네트 혹은 거적을 이용해 지면에 고정을 시켜준 뒤 땅에 씨앗이 더 잘 붙도록 하기 위해 시드 스프레이를 사용한다"며 "토양을 파랑색으로 물들여 하천을 오염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친환경 소재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종시는 보행교 주변 금강 친수공간 환경정비를 위해 5천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보행교 좌안 친수공간 5만6천㎡에 내달부터 유채꽃을 식재하고, 오는 6∼10월 코스모스를 심어 금강보행교를 찾는 시민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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