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대리점 공급가 차이 속 마진율… 수동주유기 사용 등 내부 사정도 한 몫

[중부매일 박건영 기자] 국내 기름값의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며 부담을 안기고 있다. 3일 오피넷에 따르면 충북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2천원, 경유는 ℓ당 1천920원으로 조사됐다.

주유소마다 기름 가격 차이가 천자만별이다.이날 청주의 경우 휘발유 가격이 2천522원으로 가장 비싼 구도일주유소 서원점(S-OIL)과 1천920원으로 가장 저렴한 ㈜크로스로지텍 남청주주유소·중도석유㈜옥산주유소의 차이는 ℓ당 가격이 602원까지 벌어졌다.

특히 오피넷에 집계된 구도일주유소 서원의 휘발유 가격은 충북에서 가장 비싸고, 전국으로 봐도 5번째로 가격이 높았다.

실제 가격의 차이만큼 두 주유소 간의 풍경도 크게 달랐다.

3일 휘발윳값이 도내에서 가장 비싼 구도일주유소 서원(S-OIL)의 한산한 모습. /박건영
3일 휘발윳값이 도내에서 가장 비싼 구도일주유소 서원(S-OIL)의 한산한 모습. /박건영

이날 오전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대로변 옆에 자리를 잡고 있는 구도일주유소 서원점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주유소는 문을 열었지만 주유기는 개시도 하지 못한 상태다. 그럼에도 높은 가격을 책정한데는 급등한 유가와 주유소의 내부 사정의 영향 때문이다.

오피넷에 집계된 구도일주유소 서원의 휘발유 가격은 충북에서 가장 비싸고, 전국으로 봐도 5번째로 가격이 높았다.

이정섭 구도일주유소 서원점 소장은 "우리 주유소는 인력을 필요로 하는 수동 주유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유가가 오르고 주유를 하려는 손님이 줄면서 적자가 커지는 상황이 왔다"며 "현재로서는 휘발유를 판매하지 않기 위해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국제유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이후 이달부터 휘발유 가격을 높게 책정한 대신 단골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평균가격을 밑도는 1천868원에 경유를 판매하며 운영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한다.

반면 같은날 값이 저렴한 주유소의 경우 주유를 하러 온 차들이 끊임없이 들어섰다. 주유기들은 차들로 가득 메워졌고 대기줄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3일 청주에서 휘발윳값이 가장 저렴한 중도석유㈜옥산주유소가 차들로 붐비고 있다. /박건영
3일 청주에서 휘발윳값이 가장 저렴한 중도석유㈜옥산주유소가 차들로 붐비고 있다. /박건영

중도석유㈜옥산주유소에서 주유를 하던 진 모(35)씨는 "주유소가 고속도로에 있는 만큼 값이 저렴해 일부러 찾아오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기름이 남아 있는데도 가격을 보고 주유를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다고 말했다.

주유소업계는 주유소마다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정유사 또는 대리점의 공급가의 차이를 꼽았다.

주유소협회 충북지회 관계자는 "보통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국제유가를 반영한 정유사나 대리점이 제시하는 가격을 토대로 결정된다"며 "여기서 정유사나 대리점이 제시하는 가격의 차이와 마진을 얼마나 남길지 여부, 가격경쟁 등에 따라 주유소마다 가격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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