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영의 디지털 컨버전스 (27)

한 해가 저물어가는 것을 아쉬워하기보다 시원해 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올 해도 여느 해 못지않게 다사다난(多事多難)했고, 어려움이 가중된 해로 경제적 고통이 짙게 드리운 시간이었다. 연말에 불어 닥친 황우석박사의 줄기세포 진위 논란이 절정(Climax)을 이루고 있다. 우리 사회는 끊이지 않는 파업, 시위, 그리고 충돌이 모두의 비극(Everybody Tragedy)으로 몰고 가고 있다. 국민의 희망으로 부풀어 올랐던 황우석박사의 사건을 보더라도 우리가 얼마나 완전하지 못한 시스템 속에서 살고 있는지 알 수가 있다. 우리 사회는 이미 칼 날 위에서 춤추는 광대와 같다. 땅위에서 춤추는 광대의 몸짓에 사람들이 식상해하므로 광대는 위기를 찾아 칼 날 위를 선택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탄핵이 여당의 압승을 선물한 것과 같이 우리는 위기적 영웅주의(Crisis Heroism)에 사로 잡혀 있다. 이는 바둑의 사석(死石)을 이용하는 전략과 같아 북한이 활용하는 벼랑 끝 전술 정도의 효과밖에는 없다. 이는 꼼 수에 불과하며 이러한 전략은 성공을 한다손 치더라도 미래의 부작용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이를 설명하듯 위기의 한국 경제가 황 교수를 영웅으로 만들었고, 영웅이 된 황 교수의 문제는 엄청난 폭팔력을 갖은 사건이 되었다.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이유가 바로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의식이다. 문제의 본질을 떠나 상호 부담 전가(Shifting the Burden)의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으며, 아전인수(我田引水)의 해석을 하고자 인민재판주의 사고 발상이 깊숙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황 교수의 연구를 지원한 공무원이 과녁이 되었다. 잘 잘못을 분명히 가려봐야 하겠지만 행여나 공무원 각각의 역할 속에서 자의적 판단에 의해 지원한 결과가 실패하였다고 하여 징계를 하고자 한다면 더 이상 대한민국의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미 우리나라는 성장의 한계(Limits to Growth)에 부딪히고 있다. 단기간에 성장한 것들의 대부분의 공통점이 성장의 한계를 쉽게 맞닥뜨리게 되는데 한강의 기적을 일군 한국 경제가 그렇게 좌초되는 것은 6,70대 어른들께 너무 죄송한 일이 된다. 우리가 2만불 시대를 꿈꾸고 있지만 이는 상징적 수치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성장의 지속될 수 있는 사회적 요소가 잠재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현재가 중요한 우리에게 최악의 시기, 어둠의 시기, 어리석음의 시기는 늘 우리 환경을 지배한다. 그러나 미래가 더 중요한 것은 진리(眞理)이다.
올해도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다. 1달러87센트. 그것이 전부였던 ‘델러’가 남편 ‘짐’에게 선물을 사주기 위해 황금결 머리카락을 잘라서 시곗줄을 사고,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시계를 팔아 부인의 머리빗을 산 남편이 성탄일에 만나 서로가 서로의 선물을 펼쳐든 순간 두 사람은 얼싸 안고 울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는 ‘O Henry’의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감동의 선물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충북SW협회장(에이다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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