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윤인수 청주시 상당구 건축과 주무관

선거의 시기이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본인 선거는 후보자에게도, 지역사회의 시민에게도 중요한 행사이다. 지방선거의 경우 다수의 후보자가 출마하고 그만큼 자신을 알리는 홍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니 많은 현수막이 도로변에 게시되었다.

1948년 5·10 총선거 이후 선거철의 현수막은 최고의 홍보수단이 되어왔고 효용 또한 입증된 필수적 홍보방법이 되었고 후보자들은 경쟁 후보보다 더 잘 보이게, 더 눈에 띄게 선거 현수막을 걸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그러나 70여 년의 시간을 지나오는 동안 사람들의 인식은 바뀌어왔고, 현수막으로 야기되는 환경문제와 처리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언론에서도 그에 맞게 선거철마다 현수막 처리 문제에 대해 보도하기 시작했다.

선거와 관련해 전국에 게시되는 후보자들의 현수막은 전국적으로 약 10만장 가량, 실제 배출되는 현수막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선거 현수막은 게시되는 동안 거리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이고 선거가 끝난 후 수거되는 막대한 양의 처리는 우리에게 골칫거리이자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되었다.

현수막, 전단지 등의 유동광고물 정비와 수거된 유동광고물의 폐기와 재활용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옥외광고물 담당자로서 현수막의 환경오염 문제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현수막의 재활용률은 약 25% 정도이고 나머지 75% 정도는 소각된다. 소각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도 문제지만 지자체별 현수막 재활용을 위한 업사이클링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현수막의 재활용은 불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천의 질이 낮고 후보의 얼굴이 인쇄된 선거 관련 현수막은 현재로선 매립해도 썩지 않는 1회 용품이기에 소각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 선거 홍보 현수막의 재활용에 대한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현 상황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현수막을 게시하지 않는 것일 것이다. 요즘은 과거와 달리 현수막 이외 sns, 유튜브 등의 홍보수단이 다수 존재한다. 활용을 잘 한다면 현수막보다 더 큰 홍보효과를 누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그저 현수막 게시와 선거 운동원들의 출·퇴근인사 등이 보통 시민이 인지하는 선거운동의 전부이다.

지난 70여 년 간 발전해온 사회와 매체의 발전과 달리 우리는 콘텐츠와 홍보방법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했던 것이 2022년에도 1948년과 같이 후보자를 알리는 방법을 현수막에 의존하고 있는 결과를 낳은 것이 아닐까?

윤인수 청주시 상당구 건축과 주무관
윤인수 청주시 상당구 건축과 주무관

오늘의 우리는 심각한 기후 환경의 위기에 직면해 있고 당장 지금부터라도 지속 가능하고 실현 가능한 선거 관련 홍보방법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 언제까지 현수막을 게시하고, 벽보를 붙이고, 우편물을 발송할 것인가? 차라리 널리 보급된 스마트폰을 활용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 지금과 같다면 2050년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돌아다닐지도 모르는 미래에도 선거철 후보자 홍보를 위해 현수막을 게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이 문제를 좀 더 깊게 인식하고 모두의 지혜를 모아 올바른 방법으로 해결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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