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빨리 일어나야지." "빨리 밥 먹고." "늦었어, 빨리빨리." 아침부터 수백 번의 '빨리빨리'를 외친 끝에 겨우 아이를 학교에 보낸다.

외국인들이 한국인들의 성향을 지적할 때 가장 많이 거론하는 말이 '빨리 빨리'라고 한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나라에 가면 현지 가이드나 상인들도 쓸 정도로 유명한 말이 되었다. 뒤늦게 산업화대열에 뛰어든 우리로서는 조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국인은 1분에 90∼120보를 걷는데 반해, 영국인은 40∼60보를 걷고, 앞에서 꾸물대는 차량에 대해 경적 울리는 시간을 보면 독일인은 7.8초, 이탈리아인은 4.3초인데, 한국인은 1초면 울려댄다고 한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고사 성어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참으로 유명한 말이다.

영국의 시인이자 정치가인 조지프 애디슨은 "인생에서 성공하려거든 끈기를 죽마고우로, 경험을 현명한 조언자로, 신중을 형님으로, 희망을 수호신으로 삼으라."고 말했고, JM. 메스트로는 "무엇인가를 하다가 막혔다면 그것이 풀릴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기다릴 줄 아는 것이 성공의 제1비결이다."라고 말했다.

알렉산더 대왕이 친한 친구로부터 귀한 선물을 받았다.선물은 잘 훈련된 사냥개 두 마리였다.사냥을 즐겼던 대왕은 매우 기뻐했다.

어느 날, 대왕은 사냥개를 데리고 토끼사냥에 나섰다.그런데 개들은 사냥할 생각이 전혀 없는 듯 했다.달아나는 토끼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빈둥빈둥 누워 있었다.알렉산더 대왕은 화가 나서 사냥개들을 모두 죽여 버렸다.대왕은 사냥개를 선물한 친구를 불러 호통을 쳤다.

??토끼 한 마리도 잡지 못하는 볼품없는 개들을 왜 내게 선물했는가? 그 쓸모없는 사냥개들을 내가 모두 죽여 버렸다.??

친구는 대왕의 말을 듣고 실망스런 표정을 지었다.그리고??대왕이시여,그 사냥개들은 토끼를 잡기 위해 훈련된 개들이 아닙니다.호랑이와 사자를 사냥하기 위해 오랜 시간 훈련받은 값비싼 개들입니다"라고 말했다.친구의 말을 듣고 알렉산더 대왕은 성급한 행동에 땅을 치며 후회했다. 성급하게 일을 처리하면 실수를 하고, 따라서 후회를 하게 된다.

나무의 그늘을 즐기기 위해서는 씨앗을 심고 싹이 트고 줄기가 자라는 과정을 진득하게 기다려야 한다.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서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경험과 지혜를 쌓을 수 있도록 기다려줘야 한다. 조급함은 오히려 설익은 과실만 수확할 뿐이다.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교통사고의 태반이 과속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인생 운전도 마찬가지다. 어느 순간 욕심이 나서 갑자기 빨리 달리다가 돈도 명예도 건강도 잃게 된다.

우리 속담에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서두를수록 판단은 흐려지고, 점점 조여 오는 조급함은 두려움으로 덧칠 될 것이고, 사고는 지배당하고 말 것이다. 수많은 성공신화를 만들어내고 세계를 움직이는 유대인들의 성공 비결은 바로 '탈무드 교육법'이다. 유대인 가정교육의 핵심은 '빨리빨리'가 아니라

'천천히'를 추구한다. 즉 부모로서 기다려주고 인내할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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