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불투명 신중 검토… 청주시 "전담 TF팀 계속 가동"

SK하이닉스 청주 제3공장 입구 / 중부매일 DB
SK하이닉스 청주 제3공장 입구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박상철·박건영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가 SK하이닉스가 추진하던 청주 M17 증설 계획 발목을 잡았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청주 M17라인 증설 안건을 의결했다. 하지만 논의 끝에 결국 최종 결정을 보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유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점에서 증설이 필요한지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증설 계획은 SK하이닉스가 향후 2~3년 내 글로벌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늘 것에 대비해 클린룸을 미리 확보해 놓기 위한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초 착공해 2025년 완공 예정이지만, 보류 결정에 따라 착공은 연기될 전망이다.

최근 세계 경기가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반도체 업황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하락세에 진입한 글로벌 D램 업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인플레이션, 중국 경기둔화 등에 따른 IT 수요 둔화로 한동안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메모리반도체 낸드플래시 가격도 최근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반도체 업황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오는 3분기 D램 가격 하락 폭을 기존 3~8%에서 5~10% 수준으로 조정해 하반기 기대감을 낮췄다.

이런 상황에 지난 14일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고환율·고물가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져 기존에 세운 투자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 이사회의 투자 계획 보류 결정을 염두에 두고 한 얘기가 아니냐나는 게 업계 설명이다.

앞서 김영환 충북지사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SK하이닉스 이사회에서 현재 시설로 캐파를 유지할 수 있는가 등의 논의가 이뤄지면서 최종 결정은 일단 보류된 것으로 안다"며 "다만 청주 테크노폴리스 내 부지와 전기와 용수 등이 확보돼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SK하이닉스는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43만3천여㎡부지에 약 4조3천억원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공장(M17) 증설을 검토했다.

이후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충북지사 후보 당시 M17라인 청주 증설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지역사회와 지역민들 기대감이 고조됐다.

이번 결정에 SK하이닉스 측은 "아직 향후 공장 증설 일정 등에 대한 것이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청주시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청주 증설을 철수하는 것이 아니라 보류한 것으로 안다"며 "SK하이닉스 전담 TF팀은 전기, 용수 확보 등을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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