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인문학] 허건식 WMC 기획경영부장·체육학박사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배우게 되는 운동생리학 용어가 있다. 체육계열 학생들에게는 단골 시험문제이기도 하다. 중장거리 달리기를 할 때 숨이 숨이 가쁘거나 피로한 상태에 도달한 것처럼 보이고 힘을 낼 수 없는 느낌이 드는 단계에 도달하는데 이 시기를 '데드 포인트(사점, dead point)라고 한다.

이 단계를 뛰어 넘으면 마법과 같이 상당한 에너지와 힘을 얻게 되어 계속 달릴 수 있게 되는데 이 시기를 '세컨드 윈드(평온, second wind)'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마라톤과 같은 장거리 달리기에서 세컨드 윈드를 체험하며 성공적인 목표 지점에 도달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세컨드 윈드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명확한 원인을 찾을 수 없지만 다양한 주장들이 있다. 신체의 산소 소비 요구량과 운동중 근육 내 젖산 축적 및 제거의 균형으로 피로감이 줄어 든다는 이야기도 주장도 있고, 달리기 중 신체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뇌 화학 물질인 엔돌핀의 방출로 통증 수준을 낮추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작용이라는 주장도 있으며, 일부 학자들은 심리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어찌되었든 세컨드 윈드 단계에 이르면 몸이 가벼워지고 리듬감이 생기며 피로가 사라지는 느낌으로 행복감을 맛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제2의 호흡'으로 표현하며, 운동을 통해 고통 뒤에 평온이 오고 행복함을 느끼는 현상이다. 진통제보다 40배에서 200배의 효과가 있다고 하니 운동중독자가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세컨드 윈드는 우리의 삶이나 사회에서 겪는 많은 일에서도 경험한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일을 하든 공부를 하든 간에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 뒤, 행복감을 느끼는 일이 많다. 경제적인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목표를 이룬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으며, 부도 위기였으나 이를 극복하고 성공한 기업으로 성장한 이들도 있다. 어려움에 닥쳤을 때 많은 사람들은 '존폐'를 고민하지만, 보다 체계적인 관리와 준비, 그리고 실행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면 세컨드 윈드라는 새로운 도약이 가능해진다.

최근 충북의 무예단체와 기구들에게 빨간불이 들어 왔다. 충북도와 충주시가 지원하던 무예 지원사업이 중단되고 취소를 예고하면서 당장 사무국 운영과 사업추진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 사업을 진행하는 무예단체와 기구들은 무예진흥사업을 이어가기 위해 충북과 충주의 지원이 중요하다. 충북도와 충주시의 무예사업 지원은 국내 무예진흥사업의 대부분이었기에 무예계 전체에 미칠 파장도 크다. 그러나 무예진흥사업을 지자체만이 안고 가기에는 부담이 클 만큼 성장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올 초 '전통무예진흥법' 전부 개정안이 발의되었고 공청회까지 개최되었다. 그리고 정부는 법률적 지원근거 마련을 조건으로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의 경우 운영비 예산을 확보하고 있고, 각종 무예진흥 사업 지원들도 개정안에 담겨 있다. 무예계에서는 코로나-19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법개정을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회가 진통을 겪으면서 법개정 일정이 연기되고 있어 무예계는 더욱 안타까워하고 있다.

허건식 체육학박사·WMC기획조정팀장
허건식 WMC 기획경영부장·체육학박사

이제 중요한 것은 국가가 나서서 무예 정책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하고, 무예단체와 기구들 역시 스스로 꾸준한 준비와 자생력을 키우지 않으면 안된다. 그동안 국내 무예계의 가장 큰 성과는 충북에 본부를 두고 있는 무예기구와 단체들이 국제적 지위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네트워크 확보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 무기를 활용해 지금의 어려운 무예계 상황을 뛰어 넘어 큰 걸음으로 나간다면 새로운 도약인 세컨드 윈드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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