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여성재단,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서 '여성독립운동가, 역사가 되다' 특강

9일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에서 윤석남 작가가 '여성독립운동가를 그리다'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김명년
9일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에서 윤석남 작가가 '여성독립운동가를 그리다'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김명년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여성독립운동가를 그리면서 수없이 상상하고 되물으면서 작업을 했다. 자료나 기록이 많이 없어서 상상을 보태 그리지만 역사를 기초로 해 작업하는 순간들에 최선을 다했다. 여성과 남성으로서의 구별이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이야기 돼야 한다."

9일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로 불리는 윤석남 작가가 충북을 찾아 전시 관련 특강에서 이같이 밝혔다.

충북여성재단(대표이사 박혜경)이 9일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 전관에서 '여성독립운동가, 역사가 되다' 기획전시를 오는 19일까지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윤 작가가 그린 여성독립운동가 15인의 채색초상화와 연필드로잉 작품과 역사 속에 묻힌 여성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설치작품 '붉은방'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총 15명의 여성독립운동가인 강주룡, 권기옥, 김마리아, 김명시, 김알렉산드라, 김옥련, 남자현, 박자혜, 박진홍, 박차정, 안경신, 윤희순, 이화림, 정정화, 정칠성의 모습을 작가 윤석남의 그림으로 만날 수 있다.

9일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에서 윤석남 작가가 '여성독립운동가를 그리다'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김명년
9일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에서 윤석남 작가가 '여성독립운동가를 그리다'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김명년

1939년생으로 올해로 83세인 작가 윤석남은 이날 특강에서 "해방이후 학교에 입학했는데 선생님이 우리 반에서 제일 에쁜 아이를 자리에 앉혀놓고 그려보라고 했다. 햇볕이 들어오는 한쪽 얼굴과 자주색 스웨터를 입은 그 아이의 얼굴을 그려보며 '화가'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다. 마흔살까지 살림하고 아이키우다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1982년에 첫 전시회를 갖게 됐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가 좋아하는 것들이 있다. 난 그것을 일찍 발견한 행복한 사람이다."

윤석남 작가는 또렷하고 힘있는 어조로 청중들을 향해 여성독립운동가를 그리게 된 계기부터 현재 작품창작의 원동력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고등학교 2학년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집안사정이 좋지 않았음에도 어머니는 '넌 공부를 해야돼'라고 용기를 북돋아주셨다. 그런 어머니의 희생을 잊을 수 없었고 내 그림의 소재가 됐다. 한국화에 대한 일종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한국의 초상화전을 통해 삶의 방식마저 송두리째 바뀌게 되는 경험을 했다. 그림을 배운지 20년만에 비로소 깨달아지는 것들이 있었다. 그래서 여든이 넘었지만 더 오래살고 싶다. 누워서까지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고 싶다. 여성독립운동가는 유관순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100명의 여성독립운동가를 그리는 게 목표다."

이날 윤석남 작가와의 대화는 연영대 서원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이우종 충북도 행정부지사를 비롯 이남희 충북도 여성가족정책관, 권영화 충북여성재단 사무국장, 박종복 충북여성단체협의회장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9일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에서 윤석남 작가가 '여성독립운동가를 그리다'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김명년
9일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에서 윤석남 작가가 '여성독립운동가를 그리다'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김명년

이와 함께 오는 12일 오후 2시에는 책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의 저자 김이경 작가와의 북토크도 계획돼 있다.

전시와 관련 자세한 사항은 충북여성재단 홈페이지(www.cbwf.re.kr)에서 신청하거나, 교육사업팀(☎ 043-285-2426)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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