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청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일 2%대를 기록하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6일 청주 육거리시장에서 한 시민이 마늘을 살펴보고 있다. /김명년
지역농산물 관련 자료사진. 본문과 직접적인 연관 없습니다. /중부매일DB

충청권으로 이전했거나 애초에 지역에서 설립된 공공기관들이 지역농산물을 외면해 이전·설립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충북 단양출신 최춘식 국회의원(국민의힘·포천가평)이 농림축산식품부의 자료를 조사한 결과,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6년간 충청권내 30여개 공공기관 중 지역 농산물 구매 금액이 1천만원도 안 되는 기관은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청주) 960만원,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청주) 894만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진천) 758만원, 한국과학기술원(대전) 607만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음성) 127만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세종) 22만원, 기초과학연구원(대전) 0원 등 7곳이다.

이들 중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충북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이다.

충북혁신도시 기관 중 이곳 외에 한국소비자원(2천829만원), 한국가스안전공사(2천177만원), 한국고용정보원(1천794만원)도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이 미흡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2019년과 2021년의 구매실적이 없고, 2020년은 71만5천원에 불과했다.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2018년 1차례만 구매했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2019년과 2021년에만 구입했다.

현행법에 공공기관들이 지역농산물을 우선 구매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지만, 이들 기관들은 충청권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지역농산물을 외면한 것이다.

지역농산물 구매 여부는 기관장의 의지가 중요하다.

지역 이전·설립 공공기관은 망국적인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소속 근무자들과 그 가족의 거주지 이전도 병행했다.

여기에 더해 지역과 상생하는 게 목표다.

최근 인플레이션 상황으로 인해 모든 소비자 물가가 오르지만 쌀값만은 수확기를 앞두고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 조사 결과 이달 초순 산지 쌀값은 20kg 한 포대에 4만3천93원으로 열흘 전보다 1.9%, 전달보다 2.9% 하락했고, 지난해 같은 때보다는 22.7%, 평년보다는 7.3% 낮은 가격이다.

충청권 공공기관의 구내식당에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로 배식해야 한다.

특히 이달 폭우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지역 농가를 돕는다는 차원에서라도 과일, 채소 등 지역농산물로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농산물 구매에 적극적인 기관도 많다.

최근 6년간 충북대학교병원은 31억9천606만원, 충남 보령의 한국중부발전은 12억3천877만원, 대전의 한국철도공사는 9억151만원, 충남 태안의 한국서부발전은 7억5천411만원을 각각 구입하며 지역과의 상생을 실천했다.

현행 '지역농산물 이용촉진 등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는 공공기관이 해당 지역의 농산물을 우선구매하고 구매실적을 매년 농림축산식품부에 제출해야 한다.

충청권 공공기관들은 법률적 차원을 넘어 지역과 상생을 위해 지역농산물 구매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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