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박건영 사회·경제부 기자

바야흐로 언택트(비대면)·디지털 시대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바이러스와 최저임금 인상 등은 시대의 전환을 앞당겼다.

카페와 음식점, 극장 등 곳곳에는 키오스크(무인단말기)를 흔하게 볼 수 있고, 대부분의 일은 스마트폰으로 처리가 가능해졌다.

누군가에게는 힘을 들이지 않고 편리하게 업무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반가울 수도 있다. 대부분의 청년들은 초기에는 불편했을지 모르겠으나 현재는 오히려 비대면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었을 것이다.

하지만 비대면·디지털 전환이 급격하게 가속화되면서 누군가는 소외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디지털 기기를 다루기 어려워 하는 디지털 취약계층에게 무인단말기나 온라인 예약 등의 도전은 언감생심이나 마찬가지다.

통계청에 따르면 충북은 2021년 고령인구(65세 이상)가 29만명(17.7%)으로, 고령사회로 분류된다. 게다가 불과 3년 이후인 오는 2025년이면 고령인구가 35만7천명(21.7%)으로 초고령사회에 접어들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문제는 심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같은 문제가 가장 심화되고 있는 곳 중 하나는 은행이다. 코로나19로 대면 수요가 감소한 은행들은 오프라인 몸집부터 줄여나가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충청권 은행 점포 수는 309곳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이전이었던 2019년(330곳)에 비해 21곳이 사라졌다.

박건영 사회경제부 기자
박건영 사회경제부 기자

또 은행들이 제공하고 있는 대금리·수수료 등의 금전적 혜택에서도 디지털 취약계층은 제외되고 있다.

문제는 은행들이 비대면 거래를 유도하면서 디지털 취약계층이 보이스 피싱 등의 금융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그러나 누군가를 외면한 채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은 신뢰를 기반으로 장사를 하는 은행과 동 떨어진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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