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부지 아래 농업용 구거 건립 불가능
부지변경위해 사유지 수용 불가피, 절차만 1년 6개월이상 소요

옥천박물관 조감도
옥천박물관 조감도

[중부매일 윤여군 기자]옥천군이 지역의 역사 보존·계승을 위해 추진중인 옥천박물관 건립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군에 따르면 이 박물관은 옥천읍 하계리 육영수 생가 주차장 부지에 연면적 4천778㎡ 규모로 전시·교육(체험)·편의 기능을 갖춘 복합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국비 123억원을 포함 총 309억원이다.

군은 지난해 11월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립박물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에 이어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해 2023년부터 본격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후속 절차로 공공건축 심의를 마무리한 후, 설계 공모를 거쳐 2024년 2월 건축공사 착공하고, 2026년 6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옥천군은 박물관을 주민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며 유물 기증 운동도 시작했다.

하지만 박물관 건립 예정 부지 밑으로 구거(도랑)가 있어 인근 사유지 매입이나 박물관 면적 축소 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군은 오는 2026년 6월 문을 열 계획이었지만 구거 문제가 불거져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인근 농지에 용수를 공급하는 이 구거는 육영수 생가 주차장이 2013년 11월 만들어지면서 복개됐다.

국유재산법상 용도 폐기된 구거는 군이 매입해 활용할 수 있지만, 기능이 살아 있는 구거 위로는 건축물을 짓는 게 불가능하다.

박물관 건립 부지 옆의 개인 땅을 매입 또는 강제수용하거나 건축 연면적을 축소해 추진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시 이 사업을 추진했던 군 관계자는 "용도 폐기될 도랑으로 판단해 관리 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와 구거 문제 등을 협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해당 토지 수용을 위한 사업인정 고시와 토지주 협의, 토지수용위원회 재결 등의 절차를 거치면 1년 6개월 이상 소요돼 2026년 6월 박물관 개관은 불가능하다.

옥천박물관 배치도 아래 구거가 흐르고 있다. / 옥천군 제공
옥천박물관 배치도 아래 구거가 흐르고 있다. / 옥천군 제공

특히, 예정 부지가 바뀌거나 설계가 변경되는 만큼 문화체육관광부의 사업계획 변경 승인도 받아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더욱이 착공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건축자재 가격이 인상되면 재정이 열악한 옥천군으로서는 이 또한 부담이다.

재정자립도가 10.67%에 불과한 옥천군은 건립 강행 때 토지 매입이나 도랑 대체시설 조성 등 예산 추가 지출을 감수해야 해 건립 계획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나섰다.

사업비가 30% 이상 증액되면 중앙투자심사위원회를 다시 밟아야 하지만, 이를 다시 통과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옥천의 다양한 문화유산을 보전하면서 미래세대에게 체험·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박물관을 만들 계획이었지만 구거 문제가 불거져 차질이 빚어졌다"며 "사업 추진을 위해 다각적인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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