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해 출산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애 안낳는 한국 사회가 돼버린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출생아 수는 26만600명이다. 2020년보다 1만1천800명, 4% 넘게 감소하며 1970년 통계 작성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는 지난해 0.81명으로 2020년 0.84명보다 0.03명 감소했다.

시도별로는 세종이 1.28명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정부청사 이전으로 많은 공무원들이 이주해 상대적으로 근무 여건이 안정적인 점이 높은 출산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어 충남 0.96명, 충북 0.95명, 대전 0.81명을 보였고 서울이 0.63명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결혼 여성의 사회활동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은 육아문제다. 능력을 갖춘 여성이라해도 양육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두게 되고 경력단절을 겪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우리나라 성평등 인식은 개선됐으나 여전히 집안에서 가사와 양육의 분담은 여성의 몫이라는게 일반적인 인식"이라며 "설문조사 결과 전적으로 아내가 가사와 육아를 분담하거나 대부분 감당한다는게 68%로 조사돼 모든 부담을 엄마가 지어야 된다는 것들이 전반적으로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할 수 있는 연령대 중 50%가 맞벌이다. 물론 남편들이 아내보다 더 아이를 챙기고 육아와 가사를 챙기는 경우도 있지만 여전히 여성들에게는 무거운 짐이 된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엄마의 삶에 더 초점을 맞추고 이를 해결해나가는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는게 오 박사의 조언이다.

최근 사회가 변하면서 핵가족화 되고 아이를 돌봐줄 수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근본적으로 아동 보육 시스템이 국가적 차원에서 마련돼야 한다.

남편과 아내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한 후에도 마음놓고 자녀를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것이다. 출산휴가와 보육비 지원, 다자녀 혜택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은 요원하다. 출산은 지극히 주관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부모와 아이로서 평생 관계를 이어가는 가족이 되는 것은 중요한 결정이고 선택이다.

오 박사는 "육아를 하는 모든 과정에서 굉장히 가치를 느끼고 소중한 결정을 했다는 자긍심을 느끼게 하는 것들이 정책에 꼭 들어가지 않으면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육아와 가사를 감당하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으로 존경과 존중이 우리 문화에 배이지 않으면 출산과 양육에 대한 어려운 과정을 엄두도 못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삶을 인정해주고 존중하며 자긍심을 갖도록 인식을 바꾸는 것이 진짜 핵심이라는 공감이 줄을 잇고 있는 것도 엄마의 관점에서 이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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