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단계를 보인 31일 청주시 상당구 양성산에서 바라본 대청호 일대가 쾌청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명년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단계를 보인 31일 청주시 상당구 양성산에서 바라본 대청호 일대가 쾌청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명년

대청호 규제 완화에 대한 목소리가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규제 완화 주장이 제기된 것은 이미 수십 년째다. 그동안 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한 번도 잦아든 적이 없다.

이번에는 여느 때보다 분위기가 다르다. 충북도와 충북도의회는 물론 지역 여야 정치권이 한 목소리로 규제 완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규제에 대한 대책을 찾아보던 예전과 달리 경제적 손실 등 불합리한 차별을 주장하며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충북도와 충북도의회, 이종배·박덕흠·변재일·엄태영·임호선·이장섭 등 지역 국회의원들이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수변지역 과다 규제로 인해 그동안 충북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감내하며 국가를 위해 희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제 이러한 충북도민의 희생에 대한 보상을 국가차원에서 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충북도가 여러차례 대청호 규제를 요구하며 냈던 목소리보다 크고 강도도 세다. 그만큼 대청호 규제로 인한 충북지역이 많은 희생을 하고 있고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새롭게 각오를 다져야 한다. 갖은 불편과 불이익을 감수하며 수십 년간 지역을 지켜온 지역민에게 더 이상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지난 1980년 조성된 대청호는 청주시는 물론 대전, 군산, 전주 등 유역 내의 인접 도시에 연간 13억㎥의 생활 및 공업용수를 공급한다. 또 금강 하류 연안·미호천 연안 및 만경강 유역의 농경지에 연간 3억5천만㎥의 관계용수를 공급하고 최대출력 600㎾의 전력과 연간 2억 600만㎾h의 발전량을 위해 이용되고 있다. 더구나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까지 지어지면서 '이중삼중'의 규제를 받게 됐다.

지난 2003년 청남대는 충북도로 이관돼 국민들에게 개방, 충북의 관광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수려한 경관과 잘 꾸며진 수목 등 뛰어난 자연생태적 요인과 베일에 싸여 있던 대통령 별장이라는 세간의 궁금증으로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대청호 규제로 인해 청남대를 제외한 여타 즐길거리, 먹거리가 없어 재방문의요인을 찾기 힘든 게 현실이다.

상수원보호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되지만 40여 년 전 지정된 상수원보호구역은 지역 발전저해는 물론 지역 주민들의 삶을 점점 황폐화시키고 있다. 개발행위는 고사하고 변변한 건축물도 들어서지 못한다. 오랜 세월 터전을 지키며 꿋꿋이 생활하던 주민들도 더는 버티기 힘든 지경이다. 주민들의 바람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생존을 위한 영리행위를 하게 되길 바랄 뿐이다.

대청호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쉼 없이 이어져 왔다. 각종 선거 때마다 충북은 물론 유역 내의 인접 도시에서도 단골 공약으로 등장하곤 했다. 그만큼 지역에서는 해묵고 시급해 해결해야 할 현안 중 1순위다. 모처럼 지역 여야의원들이 함께 선 모습을 봤다. 이제 결실을 내고 마무리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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