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청주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상인들이 가득 쌓인 과일상자 사이로 분주하게 작업하고 있다. /김명년
5일 청주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상인들이 가득 쌓인 과일상자 사이로 분주하게 작업하고 있다. /김명년

[중부매일 박건영 기자] "오늘은 값이 정말 싸게 나왔어요. 하지만 작년 가격보다는 여전히 훨씬 비싸죠."

추석을 닷새 앞둔 5일 오전 6시 청주시농수산물도매시장 청과동에는 이른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대목을 맞아 곳곳에는 과일상자가 빽빽하게 쌓여있었다. 중도매인들은 낙찰 받은 상품을 손수레로 실어 나르느라 분주했다.

청과물 경매가 이뤄지고 있는 현장에서는 질 좋은 상품을 조금이라도 싸게 낙찰 받으려는 도매상들의 긴장감이 돌았다. 특히 이날 도매시장에는 평소보다 배로 많은 상품과 인파가 몰렸다.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대다수 농민들이 낙과를 우려해 주말 사이 조기 출하를 한 영향이다.

이곳에서 만난 중도매인 신동명(50대 중반)씨는 "농민들의 조기 출하와 추석 선물세트 마지노선이 며칠 남지 않은 탓에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며 "값싼 과일을 사려고 방문한 상인들도 2~3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이 탓에 경매 상품 중 사람들의 이목을 가장 많이 끈 사과와 배는 물론 각종 과일 가격이 지난주에 비해 눈에 띄게 빠졌다. 이날 경매에서 사과(홍로·30개입)가 3만6천600원에 낙찰됐다. 같은 상품은 지난주 4만원을 상회했다. 품질이 다소 떨어지는 사과(홍로·40개 후반)는 1만3천600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5일 청주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상인들이 가득 쌓인 과일상자 사이로 분주하게 작업하고 있다. /김명년
5일 청주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상인들이 가득 쌓인 과일상자 사이로 분주하게 작업하고 있다. /김명년

배(신고·7~10개입) 역시 2만9천원에 거래되면서 지난주 가격인 3만2천원보다 10% 하락했다.

최근 추석 선물세트로 애용되는 샤인머스켓 가격 하락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경매사 A씨는 "지난주 금요일 샤인머스켓(4kg) 한 상자에 5만8천200원 하던 것이 오늘 4만1천100원에 거래되는 등 3일 사이 경락가가 급감한 것처럼 보인다"며 "하지만 지난 설날이나 추석에 비해서는 아직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이곳 경매시장에 사과(홍로·30개입)는 2만3천300원에 올랐고, 배(신고·7~10개입)가 1만2천원이 었던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배 이상 상승한 가격이라는 것이 상인들의 설명이다.

도매상 B(27)씨는 "오늘이 지나면 물량도 다시 줄고 비싸질 것 같아 평소보다 많은 상품을 구매했지만 여전히 예년보다 가격이 높아 추석대목이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5일 청주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상인들이 가득 쌓인 과일상자 사이로 분주하게 작업하고 있다. /김명년
5일 청주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상인들이 가득 쌓인 과일상자 사이로 분주하게 작업하고 있다. /김명년

물량이 쏟아지면서 새벽 시간대에만 이뤄지던 경매는 오후까지 이어졌다. 청주시에 따르면 이번 경매에 올라온 청과 물량은 청주청과 공판장 한곳에서만 10만7천783kg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9월 1일 진행된 물량(5만5천084kg)보다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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