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없이 의욕 앞서" 행정경험 부족 우려 한 목소리

〔중부매일 김홍민 기자〕김영환 충북지사에 대한 추석 민심의 평가는 여야에 따라 다소 갈렸지만 행정경험 부족에 의한 불안감은 공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 의원들은 김 지사가 취임한지 70여일밖에 안됐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 의원들은 김 지사가 꼼꼼한 준비 없이 의욕만 앞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충북의 각 지역구에서 추석연휴를 보낸 여야 국회의원 4명(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각각 2명)과 본보가 12일 전화통화한 내용의 결과다.

국민의힘 A 의원은 이날 "도민들은 김 지사가 지방행정 경험이 없지만 충북발전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려 노력하는데 점수를 주고 있다"고 민심을 소개했다.

A 의원은 "김 지사의 대표 공약인 레이크파크(호수정원)에 대해서도 지역의 기대가 크다"며 "김 지사의 도정 점수로 (100점 만점에) 80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당 B 의원은 "김 지사의 도정역량을 평가하려면 연말쯤 가봐야 한다"면서 "당장 점수를 준다면 70점 정도"라고 밝혔다.

B 의원은 김 지사와 같은 당 소속이지만 따끔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레이크파크 법안 추진은 준비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법안의 제목이 확정이 안됐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담을지 알맹이가 없다"고 했다.

이어 "바다가 없다는 이유로 충북만을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지만, 다른 도의 경우 육아문제, 출생률 저하, 지방소멸 등 전국 공통으로 실감하는 현안을 언급하는데 (충북이 추진 중인 법률안은) 우리만 해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B 의원은 "'차없는 도청'의 경우도 신중하게 여론을 살피고 공무원들과 토론의 장을 만들어 의견을 수렴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강도 높게 비판했다.

C의원은 "(김 지사가)도민의 삶과 충북의 발전 문제를 진지하고 차분하게 고민해야 하는데 자신의 이름을 앞세우려는 튀는 이벤트에 집착하고 있다"고 지역 민심을 전했다.

C의원은 "레이크파크 사업의 경우 환경규제를 푸는 일이 만만치 않고, 청풍호는 이미 연간 1천1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데 김 지사는 그 이상의 성적을 위해 특별한 것을 하려는 의욕이 넘친다"면서 "실현가능성을 위해 전문가와 고민하고, 차분하게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도민이 볼 때 (김 지사의 도정이)불안하고, (같은 당)윤석열 대통령처럼 아마추어 행보를 하다가 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며 "갑자기 도지사가 돼 하고 싶은 일이 많고 성과도 내려 하지만 도정에 대한 오랜 고민이 없었던 데다 행정을 이벤트 식으로 접근하면서 잘할 것 같다는 기대감보다는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같은 당 D의원은 김 지사에 대해 "도청 직원의 면면을 잘 알지 못하고 지역 인맥도 두텁지 못하다 보니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인사와 정책 우선순위를 정하는데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말이 많다"고 평가했다. 

D의원은 "좀 더 지켜보자면서 불안해하는 게 추석 민심이었다"며 김 지사에 대한 직무수행 점수로 "현재는 도저히 점수를 줄 수 없는 상태지만, (향후 잘 할 것이란)기대감을 갖는 차원에서 70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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