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명수 청주시 농업정책과 주무관

공룡이라고 하면 보통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에는 티라노사우루스와 같은 육식공룡들이 커다란 덩치를 가지고 먹이인 초식공룡을 향해 포효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공룡은 약 6천600만 년 전 발생한 흔히 K-Pg 멸종이라고 부르는 사건으로 인하여 모두 멸종한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 또한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공룡은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들은 바로 조류라고도 부르는 새다.

새를 공룡의 후손이라고 부르며 공룡에서 진화한 생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최근 공룡에게 깃털이 있었을 것이라는 설 등 공룡과 관련하여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면서 골격구조 상으로 봤을 때 수각류 공룡의 그것과 동일한 구조를 가지는 등 새는 공룡의 후손이라고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새의 분류학적 위치가 수정되어 현재는 수각류 공룡의 일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실제로 공룡에게 깃털이 달려있었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재해석하여 그린 공룡의 복원도를 확인해 보면 현재 지구에서 서식하는 조류와 상당히 닮아있는 경우가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새들이 K-Pg 멸종이라는 큰 사건 속에서 살아남아 오늘날까지 끊임없는 진화를 거치며 올 수 있었던 것은 사건 당시 지구에 살고 있던 그들의 조상들은 다른 공룡들에 비해 작은 체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적은 먹이로도 생존할 수 있었으며, 날개로 인한 이동의 편리성 등 다양한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우리는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닌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는 누군가의 명언을 떠올리며 새들의 강인함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볼 수 있다.

새는 지구 어디서나 번성하고 있다. 현재까지 인간에게 발견되고 보고된 생물의 종수로 따지면 새(조강)는 척추동물 중 두 번째로 종수가 많은 포유류(포유강)와 약 2배가량 차이 나는 가장 많은 종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개체 수로 따진다면 그 이상일 것이다.

당장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보면 참새나 박새 같은 새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시골 마당에서는 닭들이, 집 앞 공원에서는 비둘기들이 모이를 주워먹고 있으며, 산에서는 뻐꾸기나 꾀꼬리가 노래하고 있고, 강이나 바다에서는 갈매기나 도요새, 물떼새 같은 물새들이 있다. 남극과 같은 추운 지방에서 사는 황제펭귄이나 사막에서 사는 파라오 수리부엉이와 같이 생물이 살아남기 힘든 극한의 환경에서도 새들은 번성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사실 공룡들의 전성기는 끝나지 않고 새들에 의해 여전히 이어져 오는 것이 아닐까?

안명수 청주시 농업정책과 주무관
안명수 청주시 농업정책과 주무관

이러한 사실을 알고 보면 우리가 흔히 "까마귀 고기를 먹었냐.", "닭대가리", "꺼벙이"와 같은 말을 하며 멍청하다고 우습게만 보고 있던 새들이 이전과는 다르게 보일 것이다. 멸종하지 않고 지금도 우리 곁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공룡들을 보며 다시 한번 자연의 신비함을 느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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