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동빈 사회부 차장

수년전 대청호에 케이블카를 만들자는 논의가 있었다. 청남대를 출발해 대전시 계족산을 잇는 대형 프로젝트다. 전체 노선길이만 10㎞가 넘는다. 충북도와 대전시는 케이블카 사업을 통해 속리산 법주사, 금강, 세종시 등은 물론 수십키로 떨어진 충주호까지 연결하는 관광벨트를 만들고자 했다. 이를 위해 케이블카 조성 시 발생하는 환경파괴를 최소화하고자 호수 위 지주를 만들지 않는 방법도 제시했다. 하지만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철옹성을 넘지 못하면서 사업은 백지화됐다. 그렇게 대청호 개발은 수면 아래로 다시 가라앉았다.

강원 춘천시와 충북 제천시는 호반관광을 대표하는 도시다. 이들은 모두 케이블카를 중심으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를 오르면 드넓은 호수가 한 눈에 들어온다.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이용객은 연간 10만명이 넘는다. 사업 초기에는 환경파괴에 대한 논란도 있었지만, 지금은 지역 관광산업을 이끄는 효자상품 중 하나다.

두 도시가 이 같은 개발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100㎢가 넘는 지역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인 대청호는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신동빈 사회부 차장
신동빈 사회부 차장

그러나 민선8기 김영환호가 닻을 올리면서 대청호 개발은 새 국면을 맞았다. 김 지사는 '대청호를 중심으로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고 천명했다. 자신의 취임식 장소를 대청호를 품은 문의면으로 정한 것도 그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지난 7일에는 '바다 없는 충북도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어 각종 규제를 풀겠다며 국회를 찾았다. 그 자리에는 충북지역 국회의원들이 여야 할 것 없이 모두 참석했다.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이 대의를 위해 똘똘 뭉친다면 수십년간 묶여있는 규제를 푸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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