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손은성 /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처장

2005년 충북시민운동은 많은 변화를 경험한 한해였다.

지난해 지역운동은 지방분권, 주민참여의 확대를 통한 지방정치 개혁의 기반 마련과 2006년 지방선거에 대응한 효과적인 대응전략 마련, 실업과 비정규직문제, 빈곤층의 확대와 사회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던 상황에서 사회경제적 민주화, 복지부문의 확대를 통한 사회안전망의 재구축 등 국가와 지방정부 차원의 사회, 경제개혁 과제를 안고 있었다.

지난해 지역운동의 성과로는 여성운동의 눈부신 활약을 꼽을 수 있겠다. 그동안 반쪽의 운동으로 치부되었던 여성운동은 호주제 폐지 이후 평등가족문화실현, 돌봄의 사회화, 최대 빈곤층인 여성의 실업 문제, 성매매 여성의 인권 등 여성이 극복해야 할 과제가 아닌 사회전체가 해결해야할 과제로 확산시키며 여성운동의 질적 변화를 가져왔다. 또한 이주여성인권센터의 창립 등 다양한 여성운동단체의 등장은 여성운동의 또 다른 탄력으로 작용했다.

전국 단위 메이저 단체 중심의 운동에서 군소 영역별 운동의 활발한 활동 또한 지난해 시민운동의 큰 특징이라 하겠다. 특히 언론감시와 개혁을 위한 미디어 모니터링활동은 지역언론 감시와 언론에의 시민참여를 이끌어냄으로써 우리지역의 또 하나의 새로운 운동의 섹터를 형성하였다.

더불어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노동자에 대한 지원과 인권보호 운동, 차별과 소외로부터의 권리 찾기 장애인 운동 등 시민운동에서도 다소 소외되었던 소수자 운동의 부각은 이후 공동체적 건강한 시민운동의 활발한 전개를 예고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대학의 꾸준한 NGO활동 지원도 지역에서 소홀하기 쉬운 이슈들에 대한 지역적 대안 찾기에 큰 영향을 주었다.

2005년은 일제로부터의 해방60년, 분단 60년, 한미동맹 60주년을 맞이하는 민족사적 측면에서 매우 의미 있는 해였다. 615공동선언 이후 민간이 주도하는 통일운동의 세력도 여전히 시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전개되었다.

비정규직 철폐운동의 정점에 우리지역의 하이닉스 사태가 있다. 하이닉스 사태는 비정규직문제가 결코 노사당사자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임을 명백히 보여줬다.

모든 일에는 부정적 결과도 같이 존재하는 법이다. 섹터별 운동의 성장과 그동안 침체되었던 소수자운동의 확산은 큰 성과라 할 수 있지만 여전히 분권과 혁신의 과제가 우세했던 가운데 청주·청원 통합 운동과 행정중심 지속 추진운동에 시민운동의 역량이 대거 투입되었다.

2006년은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개혁의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다. 지방의원후보의 정당공천제와 비민주적으로 결정된 거대정당중심의 선거구 획정은 소신있는 유권자 대변인의 배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능력 있는 일꾼을 가려내는 후보자 자질검증과 다양한 개혁의제의 공약화 작업, 깨끗한 선거운동은 방기할 수 없는 시민사회의 과제이다.

진정한 혁신과 분권, 개혁은 외형적 성장이 아닌 발전속에 소외되고 차별받는 계층을 돌아보는 일임을 직시하고 인권과 평화, 환경, 통일 등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 시민사회의 역할에 연대와 협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손은성 사무처장은

지난 95년 청주지역민주청년연합 총무부장으로 시민운동을 시작해 청주KYC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지난해엔 청주청원하나되기 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았으며 현재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 사무처장으로 일하고 있다. 지구 윤리적 환경과 평화 의제가 인간사의 매우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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