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가 바라보는 세상풍경
김정호 시민기자(청주시 상당구 명암로)

수달이 훈련받는 모습을 동물원 방문객들이 관찰하고 있다.
수달이 훈련받는 모습을 동물원 방문객들이 관찰하고 있다.

동물쇼와 동물훈련은 비슷해 보이지만 큰 차이가 있다. 동물쇼는 사람의 즐거움을 위해 동물의 행동을 강제하지만 훈련은 동물 자신을 위해 동물 스스로 참여하는 것이다. 동물쇼는 주로 돈을 벌기 위해 묘기를 연출하는데 있어 부정적인 방법까지 동원되지만 동물훈련은 건강검진을 위해 칭찬을 받거나 좋아하는 먹이를 먹으며 X-ray 촬영이나 채혈 등에 응하게 된다.

그렇다고 동물훈련이 동물쇼보다 재미가 덜 할까?

동물원 수달이 훈련받는 시간에는 많은 방문객들이 훈련을 지켜보러 수달집 앞에 종종 모인다. 여기에 훈련의 목적과 과정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면 방문객들의 눈은 호기심으로 반짝인다. 불과 몇년전만해도 목욕탕 욕조만한 곳에서 살았던 수달을 동물원 직원들조차 볼 수가 없었다. 동물원을 방문한 분들이 작은 수달 집을 둘러싸 포위하고 있는 형국이었으니 사람을 경계하는 수달 입장에서는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2년 전 환경부 국비사업으로 수달집을 살만한 환경으로 만들어 줬는데도 수달들은 여전히 사람들이 없는 밤에만 잠깐 나왔다 들어가곤 했다. 그 후 훈련을 받는 과정에서 사람이 그리 무섭지 않다는 것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만들어졌고 지금은 수달을 자주 볼 수 있게 됐다.

가을 햇살아래 한적하게 일광욕하는 수달의 모습은 보는 이의 마음도 편하게 한다. 보이는 것을 스스로 결정한 수달은 자신감이 넘치고 행동이 풍부해졌다. 이후 수달은 동물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동물이 됐다.

사육사들이 수달을 훈련하고 있는 모습.
사육사들이 수달을 훈련하고 있는 모습.

동물원에는 두 종류의 동물이 있다.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동물과 동물원에 남아야 하는 동물이다.

예를 들어 삵은 토종 야생동물로 방사훈련을 거쳐 내년 가을쯤 서식지로 돌아갈 수 있지만 아마도 호랑이는 동물원에서 평생을 지내게 될 것이다. 현실적으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동물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동물이 평생을 동물원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런 동물들이 훈련을 통해 검진을 받고 방문객에 적응해 몸과 정신의 건강이 더 향상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방문객들도 마음 편히 동물들과 만나게 될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