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현 칼럼] 한기현 논설고문

현명한 소비 생활로 인플레 대비하자

지난 8월 소비자 물가가 6.3% 오르며 2개월 연속 6%대 상승률을 기록했다.추석 이후에도 소비자 물가는 줄줄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정말 월급 빼고 다 올라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의 삶이 더 팍팍해졌다.

국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소비자 물가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유,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덩달아 급등해 세계를 인플레이션 공황에 빠뜨렸다.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생산자 물가지수는 120.47로 전달 대비 0.3% 올랐다.전달보다 증가 폭이 낮아졌지만 연속 7개월째 상승했다.지수도 전년 동월 보다 9.2%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생산자 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으로 소비자 물가지수의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일반적으로 1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물가에 영향을 줘 소비자 물가의 추가 상승이 우려된다.

서민 물가인 먹거리 물가도 일부 축산물의 가격 하락에도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정부의 사료 구매 자금 지원과 수입산 관세 면세 등으로 돼지고기와 소고기 가격이 각각 5.4%, 4.6% 하락했지만 지난 여름 폭염과 태풍 등의 영향으로 주요 농산물 출하량이 줄었기 때문이다.시장에서 시금치는 204%, 배추는 47%나 올랐다.청양계 풋고추 도매가격도 10㎏ 기준 4만8천 원으로 지난해 9월 2만5천 원보다 89.0% 상승했다.

가공 식품인 라면도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원달러 환율 폭등과 원가 부담 증가로 이달 중 평균 10% 오를 전망이다.제과업체도 가격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다들 장보기가 무섭다고 울상인데 정부의 물가 대책이 국민 신뢰를 얻지 못해 걱정이다.

반면 쌀값은 크게 떨어져 수확을 앞둔 농민들이 수급 안정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쌀 한 포대(20kg) 평균 도매 가격은 4만6천 원으로 전년 동기 5만7천 원 대비 18.8% 하락했다.산지 쌀값도 지난 5일 정곡(20kg) 기준 4만1천 원으로 지난해 5만4천 원보다 24.8% 떨어졌다.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7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쌀값이 하락한 이유는 소비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백미 생산량은 388만 톤으로 전년 대비 10.7% 증가했지만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20년 57.7kg, 2021년 56.9kg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0년 전인 2012년(69.8kg)과 비교하면 무려 12.8kg 줄었다.

한기현 논설고문
한기현 논설고문

다행히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7월 들어 하락세로 돌아서 생산자 물가 상승폭이 다소 둔화됐다.경유와 휘발유는 전달에 비해 각각 7.9%, 12.6% 내렸다.

인플레이션 공포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혼자 힘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여야는 밥그릇 싸움 그만하고 민생·물가 안정을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해야 한다.

국민은 정부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보복 소비를 자제하고 현명한 소비 생활을 통해 미국발 인플레이션 쇼크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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