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나인문 대전세종본부장

치킨, 짜장면, 삼겹살에 라면, 떡볶이까지..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식료품 가격은 물론 전기요금, 유가에 이르기까지 오르지 않는 것을 찾아보기 어려울 지경이다.

식탁물가가 오르니 서민들의 혈압도 덩달아 올라간다.

꺾일 줄 모르는 금리 등 온통 서민들의 숨통을 옥죄는 것뿐이니 한숨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추석이 지났지만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올 가을 과일값, 김장용 무와 배추 값도 걱정이다.

실업자 수 83만6천명. 자영업자 551만3천명,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이 너나없이 자영업으로 내몰리고 있다.

문제는 가게를 열었지만 손님이 없다는 점이다. 가게 주인은 손님을 구하기 바쁜데 손님은 지갑을 닫으니 샅바싸움이 한창이다.

오죽하면 가게 앞에 상호나 메뉴 대신 '손님 구함'이라는 웃픈 간판까지 등장했을까.

창업기업 10곳 중 3곳이 1년 안에 폐업하고 5년 생존율이 30%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있다.

자영업자가 너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들의 몰락'을 '그들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여기도 식당, 저기도 식당인데 극히 일부 업소를 제외하면 손님들이 없어 아우성이다.

인건비도 건지기 어려운 마당에 주방장이나 찬모를 쓰지 못해 직접 요리하다보니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협박성(?) 애교를 부리는 문구를 붙여놓은 식당도 있다. '그렇게 급하면 어제오지 그랬슈~~~.'

톡톡 튀는 이색 문구나 간판을 내걸고 열심히 손님을 맞으려 해도 매년 100만 명 가까운 자영업자가 사업을 포기하고 문을 닫는다. 경기 회복을 위한 정부의 전향적인 정책마련이 시급하다.

흔히 가을을 사랑의 계절이라고 말한다. 가을이 되면 사람들은 모천회귀를 통해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연어처럼 잃어버린 유년의 꿈을 찾아 떠나기도 한다. 하지만 인생은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다고 느끼는 서민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정치를 혐오하면서도 정치권에 바랄 수밖에 없는 것도 민심이다.

문제는 정치는 '머리'만 똑똑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이 똑똑해야 한다는 점이다. 정치 떠버리들은 민심을 잘 속인다. 잘 속으니 또 속이는 것이다. 그렇지만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잘 속는다고 느끼겠지만, 속는 척 할 뿐이다.

 나인문 대전세종본부장
 나인문 대전세종본부장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이 행복하도록 공적으로 돕는 게 정치다. 고로 우리가 지금 행복하지 않은 것은 정치가 바보짓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정치적 중력은 '오른쪽'과 '왼쪽'에 있는 것이 아니라 '좌심방, 우심방'에 있다. 낭떠러지에도 끝이 있는 법이고, 어둠이 아무리 깊어도 햇살은 스며든다. 최선을 다한 다음에도 희망의 길이 보이지 않으면, 그건 정치가 잘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상투적인 말은 알고 보면 그래서 헛소리다. 흙 맛은 짜다. 눈물이 섞여있기 때문이다.

키워드

#데스크칼럼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