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종역 신설을 놓고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선 KTX 고속철도.
세종역 신설을 놓고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선 KTX 고속철도.

충청권의 뜨거운 감자인 KTX세종역 신설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거센 후폭풍이 우려된다.최민호 세종시장은 지난 7일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을 만나 "국회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건립 확정으로 광역교통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교통 인프라를 조속히 확충해야 한다"며 "KTX세종역 국가계획 반영과 조치원역 KTX 정차가 조속히 실현될 수 있도록 정부가 힘써 달라"고 건의했다.원 장관은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했다.

최 시장은 시민 불편 해소와 충청권 상생을 위해 세종역을 신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또 세종역은 분기역이어서 오송역 위상에 걸림돌이 되지 않고 평택∼오송 구간 복선화로 열차 운행이 늘어나면 교차 정차로 서로 상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인수위 시절에는 'KTX 조치원역 정차'를 내년 하반기까지 실현하고 충청권 4개 시·도 건의 방식으로 세종역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취임 후 세종역 공론화가 예상됐다.

세종시의회도 최 시장을 거들었다. 시의회는 지난 15일 정례회에서 세종역 설치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상병헌 의장은 전날 의정 브리핑에서 "대통령 세종집무실 건립 기본 계획 용역비가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것을 환영하며, '행정수도 세종시대'를 열기 위해 세종역 건설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세종역 신설 논란은 2016년 촉발됐다.당시 20대 총선에서 이해찬 후보가 세종역 신설을 공약으로 내걸어 지역 갈등으로 번졌다.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7년 대선 후보 시절 "대전, 세종, 충북, 충남 등 4개 자치단체 합의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2018년 국정감사에서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사전 조사에서 타당하다는 결론을 얻지 못해 세종역 신설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세종역은 앞서 2017년 5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시행한 '세종역 신설 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에서 비용 대비 편익률(B/C)이 '0.59'로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그런데도 세종시와 시의회가 정권이 바뀌자 충청권 합의 조건을 무시하고 세종역 신설을 다시 공론화해 충북과 소모성 전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위한 충북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는 원 장관 입장 발표 다음 날인 지난 8일 성명에서 "세종역 신설은 세종시 건설 목적과 고속철도 정책 등에 전혀 맞지 않고 경제성 부족으로 정부가 수차례 반대 입장을 밝혀 일단락된 사안이다.윤석열 정부도 세종역 신설은 불가하다고 공식 밝힌 바 있다"며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충청권 4개 시도는 초광역 메가시티 구축과 하계 유니버시아드 유치 등 상생발전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세종시가 세종역 신설을 고집한다면 거센 저항은 물론 충청권 광역사업이 모두 무산될 수 있다. 세종역은 정치가 아닌 경제 논리로 풀어야 한다.세종시는 더 이상의 소모성 논쟁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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