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세환 정치행정부 기자

곤충도 식탁에 오를 수 있을까. 농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논에서 메뚜기를 한가득 잡아서 간식으로 굽거나 튀겨 먹었던 추억(?)이 한 번 쯤은 있을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곤충을 간식이 아니라 주식으로 먹게 될 수도 있다.

벼메뚜기와 갈색거저리, 흰점박이꽃무지 등은 이미 식용으로 널리 퍼져있고, 식용과 사료용을 중심으로 하는 곤충 산업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곤충 산업 규모는 446억원이다.

사람들은 곤충의 외형에서 혐오감을 느끼면서 먹기는 커녕 만지는 것조차도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가 곤충을 먹어야 하는 이유는 많다.

모두가 좋아하는 소고기는 1kg당 2.8kg의 온실가스를 발생시키지만, 곤충은 2g만 나온다. 단백질 1g을 얻기 위해 소를 키우면 112L의 물이 들지만, 곤충은 23L면 충분하다. 그러면서도 고열량, 고단백, 고지방인 대부분의 식용 곤충들의 철분 함유량은 소고기보다 많다. 이와 같은 놀라운 친환경적 효율성은 환경 문제가 중요하게 대두되는 요즈음에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식용 곤충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가축을 기르는 데는 큰 경작지가 필요하지만, 곤충 농장은 규모가 작아도 많은 생산량을 얻을 수 있다. 동애등에 등은 음식물 쓰레기로도 사육할 수 있어 유지비용도 훨씬 적게 든다.

정세환 정치행정부 기자
정세환 정치행정부 기자

또 식량 안보 이슈에 있어서도 식용 곤충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농지가 점차 사라져감에 따라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22.5%로 47%였던 지난 2018년에 비해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호주, 캐나다, 미국, 중국 등은 우리나라보다 4~11배 높고, 옆나라 일본마저도 26.7%로 우리나라보다 높다.

곤충이 우리 식탁에 오르는 시간이 점차 앞당겨지고 있다. 2천종이 넘는 식용 곤충을 골라 먹을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그러니 무조건적으로 곤충을 징그러워하는 대신,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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