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 도전해볼까"… 일하고 싶은 50~60대 북적
1천여명 참가… SPC삼립·미래나노텍 등 32개社 참여

20일 청주시 청원구 장애인스포츠센터에서 '2022 충북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명년
20일 청주시 청원구 장애인스포츠센터에서 '2022 충북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명년

[중부매일 정세환 기자] "늙었다고 집에서 마냥 놀 수 있나요. 인생 2막을 준비해야죠."

20일 오후 3시 청주시 청원구 청주시장애인스포츠센터에는 50~60대 중장년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평소에는 장애인 운동선수들의 탁구, 럭비 연습공간으로 쓰이던 체육관이 중장년들의 재취업 무대로 변신했다. 체육관 구석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최신 가요 대신 중장년의 향수를 자극하는 7080 노래가 흘러나왔다. 말끔하게 옷을 차려입은 이들은 구인공고를 살펴보고, 정성껏 쓴 이력서를 들고 상담받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날 '2022 충북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가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됐다. 지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SPC삼립, 쿠팡풀필먼트유한회사㈜, KT고객센터, ㈜유진테크놀로지, 미래나노텍㈜, ㈜예소담 등 도내 32개 중장년(만 40세 이상) 채용기업들이 취업 희망자를 만나는 자리이다. 중장년들은 부스를 돌아다니며 설명을 듣는 등 새로운 일자리 찾기에 열심이었다.

멋진 정장을 입고 이곳을 찾은 이광석(54)씨는 지난해까지 자산관리업에 종사했다. 이씨는 "기존에 일하던 업종과는 다른 새로운 직무에 종사하고 싶어 찾아왔다"며 "중장년만을 위한 취업 박람회에서 새로운 정보를 알아갈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사회복지 분야에 관심이 많아 관련 기업 2곳에 이력서를 넣었는데, 생각보다는 업종이 다양하지 않아 아쉽다"고 하소연했다.

이번 박람회는 주요 타겟층인 중장년의 취업을 돕고 있는 충북경영자총협회 충북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에서 주관했다. 이밖에도 충북도, 고용노동부 청주지청, 충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이 주최를 맡았고, 한국노총 충북지역본부, 청주시, 청주시노사민정협의회가 후원했다.

이날 행사에는 1천여명이 참가했다. 좋은 회사를 찾는 구인 열기와 좋은 인재를 찾는 회사의 노력이 맞물려 열기가 대단했다. 한 기업의 인사·노무관리 담당자 직무는 행사가 시작된지 20분도 채 안 되서 채용됐다.

취업과 구인을 위한 엄숙한 자리이지만 행사장은 희망으로 가득 찬 밝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기업의 채용 설명 부스 외에도 이력서 사진 촬영, 인터넷 카페, 타로를 활용한 직업상담 등이 마련돼 참가자들은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박람회를 즐길 수 있었다.

충북경영자총협회 이홍래 본부장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추이를 고려한다면 외국인 노동자 대신 건강한 50~60대가 노동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민간에서도 외국인 노동자 대신 건강한 중장년 구직자 채용을 선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충북경영자총협회에서는 앞으로도 지역의 중장년층 일자리를 늘려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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