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이야기-늙은 별무리 타원은하

일반적으로 타원은하는 아주 오래된 천체로서 거의 늙은 별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구형이나 타원형 (약간 찌그러진 구형)을 이루면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M87과 같은 거대 타원은하 주위에는 구상성단의 무리들이 보이는데 이들 은하에서는 강한 전파와 X-선을 방출하는 활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가스와 티끌성운들은 나선은하에서 처럼 두드러지게 많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소량의 성간물질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활동중인 X-선관측위성중의 하나인 챤드라 (Chandra)가 찍은 타원은하들의 자료분석결과가 최근에 발표되었는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아이디어를 제공하여서 관심을 끌고 있다. 챤드라 위성이 56개의 타원은하를 관측하였는데, X-선 눈으로 본 타원은하들의 모습이 광학적 눈으로 본모습과는 아주 다르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이는 X-선을 발생하는 뜨거운 가스들이 모인 구름 (질량이 아주크다)의 위치와 가시광선영역의 빛을 내는 별들의 위치가 현저하게 다르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 이유는 어떻게 설명될까?

지금까지는 격리된 한 타원은하에서는 아주 격렬한 활동이 이미 오래전에 중단되었다고 믿어져 왔다. 이들 타원은하에는 아주 작은 양의 가스와 티끌만이 포함되어 있고 초신성폭발을 일으키는 질량이 아주 큰 별들이 약간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뜨거운 성간가스는 항성들과 거의 비슷한 형태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어 온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X-선사진과 광학사진의 형태가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고 있음이 발견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타원은하에서 X-선원을 야기하는 뜨거운 가스는 초신성폭발이 일어나면서 생겨난다고 믿어진다. 그런데 이번에 타원은하들 내부 뜨거운 가스구름의 형태와 고에너지 전자들에 의해 생겨나는 전파영역의 에너지사이에 상관관계가 존재함이 밝혀진 것이다.

고에너지 전자들은 은하 중심영역에 질량이 아주 큰 블랙홀이 있음을 암시해주고 있다. 이 블랙홀이 타원은하의 중심을 휘저으면서 질량들을 끌어들이고 있는데 이때 가스가 유입되면서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활동성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데 아마 1억년에 한번 씩 모습이 변화한다고 추측된다. 이런 반복적인 활동성은 이미 은하단에 위치한 거대 타원은하에서는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바 있다.

그런데 이번 챤드라 자료분석에 의해 고립된 타원은하에서도 이런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이 확인되었고,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고립된 타원은하도 활동성이 심하게 나타난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활동성의 원인은 타원은하중심에 놓여있는 질량이 아주 큰 블랙홀이다고 하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이런 결과는 다 파장 (mult-wavelength) 천문연구가 이루어낸 하나의 개가라고 말할 수 있다. X-선의 눈으로 뿐만 아니라 가시광선 눈, 그리고 전파영역의 눈까지 동원하여 분석해본 결과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던 생각들을 바꾸어 놓은 것이다. 과학은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는 학문이다.

때로는 실패해도 언젠가는 그 보이지 않는 미지의 세계를 인간의 지식의 범주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오늘도 과학자들은 자기의 연구실에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볼 수 있다는 신념과 열정으로 탐구하는 과학자들의 손길에 힘입어 과학은 발전을 계속해나가고 있다.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때 우리가 예견치 못했던 성과들도 얻어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단편적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우주의 현상을 바라보면서 한 발자욱씩 앞으로 내 디딛는 과학자들의 성실한 발걸음으로 우주 신비의 베일들은 계속 계속 새롭게 벗겨질것이다. / 충북대 천문우주학과 김용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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