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동 더샵센트럴시티, 동일 면적 매물 지난해比 3억4천여만원 하락

세종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세종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중부매일 나인문 기자] 정부가 주거정책심의위원회 및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를 열어 지방에서는 유일하게 세종시만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어두면서 부동산업계가 고사위기에 처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가 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에서는 해제했지만, 미분양주택이 적고 청약경쟁률이 높다는 이유를 들어 조정대상지역으로 남겨두면서 부동산 하락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금리에 따른 이자부담과 부동산세 상승으로 급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집값의 추가하락을 기대하는 무주택자들이 매수를 망설이는 탓이다.

실제, 금리인상과 세(稅)부담으로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이같은 하락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어진동 더샵센트럴시티(한뜰마을2단지) 전용면적 84㎡(4층)는 최근 6억5천3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7월 말 동일 면적 동일 층 매물이 9억9천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여 만에 3억4천여만 원이 하락한 것이다.

최근 도담동 반도유보라(도램마을 11단지) 전용 84㎡는 5억원에 직거래됐다. 지난해 초 8억 후반대까지 치솟았던 것을 감안하면 1년새 4억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세종시 읍·면지역을 제외한 행정중심복합도시 내 대부분의 동 지역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새롬동 메이저시티(새뜸마을1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9억1천만원에 거래됐으나 최근 6억2천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연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44.9%로 전국에서 나홀로 폭등장을 구가했던 때와 비교해보면 그야말로 아파트값이 추풍낙엽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대통령 세종집무실 추진을 발표하고, 당초 오는 2027년 국회세종의사당 개원 예정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이 조심스레 대두되면서 당장은 아니더라도 반등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관망세가 워낙 우세한 탓에 매도물량은 쏟아져 나오고 있는 반면 매수세는 뚝 끊겨 상당수 공인중개업소가 개점휴업상태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공인중개업소는 사무실 월세조차 낼 수 없다며 정부가 지방에서 유일하게 묶어놓은 '조정대상지역'에서 세종시를 하루빨리 풀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처럼 한 달에 한 건도 중개하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부동산 업계가 고사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도 끊이지고 않는다.

세종의 한 공인중개사는 "앞으로 아파트 값이 얼마나 더 떨어질 것으로 보느냐, 지금 투자하는 게 괜찮은지 묻는 전화가 걸려올 뿐, 실제 매수의사를 밝히는 경우는 희박하다"며 "현재로서는 중개업소를 접어야 할지 암울한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세종시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남게 되면서 LTV(주택담보대출비율)가 9억원 이하 구간은 50%, 9억원 초과분은 30%로 각각 제한되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도 50%가 적용된다"며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위해서는 현행 60%인 지역 우선 공급 비율을 최대 80%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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