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 26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대표이사 공모가 마감돼 14명의 지원자가 몰려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충북문화재단도 26일 임기제 계약직인 '사무처장 공모' 서류접수를 시작했다.

이 두 기관의 임원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는 단연 이범석 청주시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문화마인드를 가늠할 수 있는 첫번째 공개모집이기 떄문이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의 경우 일찌감치 특정인 사전내정설이 나돌면서 청주시청 안팎에서 설이 난무하다. 과거 행적부터 선거과정에서의 처신 등이 거론되면서 이범석 청주시장 재선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각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충북문화재단의 경우도 사무처장 자리를 놓고 충북도 공무원 출신 '낙하산 인사'라고 불리는 자리로 인식돼 있다.

과거와 비교해서 지역문화재단의 역할과 위상이 크게 달라졌음에도 여전히 철만 되면 자리를 놓고 되풀이되는 일련의 상황은 유감스러운 대목이다.

지역문화재단은 지역문화정책 거버넌스 체계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공공문화조직이다. 단순히 논공행상(論功行賞)식의 자리배정을 하는 곳이 아니란 말이다.

지난 21일 충청북도 문화예술 정책토론회에서도 볼 수 있듯이 현재 충북도 문화예술의 비중은 전체 예산의 1.13%로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2번째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충북문화재단 정원 역시 29명으로 꼴찌다. '충북문화예술 미래를 보다'를 주제로 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예술계 각 분야를 대표한 10여명의 토론자들이 백가쟁명식 토론에 나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는 당시 진천상의 특강에 나선 김영환 충북도지사 대신 부인인 전은주 여사가 참석했다. 도지사 대신 부인이 정책토론회라는 공식석상에 참석한 일은 이례적이다. 다만 김지사가 향후 문화예술정책과 관련 얼마나 적극적이고 차별화된 행보를 보일지는 지켜볼 일이다. 후보시절 공약으로 내세운 문화예술 예산 2% 확보라도 이뤄낸다면 민선 6·7기 때보다 확실히 진일보한 일로 평가받을 것임은 분명하다.

이런 맥락에서인지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26일 청주 S컨벤션에서 열린 '스마트경영포럼 생생토크 콘서트'에 강연자로 나섰다. 이날 강연에서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등을 설명하며 "충북의 호수들을 신들의 마지막 바다정원이라는 '팔라우'처럼 조성할 계획"이라며 관광·교육·경제를 아우르는 전략을 피력했는데 문화에 방점을 찍기보다는 관광에 주력하는 모양새라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도, 이범석 청주시장도 전임자들과 정책 차별화를 위해서라면 '문화를 문화답게'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전략가'과 '실천가'를 뽑아야만 한다. 그것이 곧 지자체장으로 뽑아준 충북도민과 청주시민 대신 행사해야 할 권한이자 의무다. 지자체장의 행보는 곧 역사로 기록되고 평가받는 자리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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