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현 칼럼] 한기현 논설고문

대한민국이 축제로 떠들석하다. 정부는 지난 4월 팬데믹 상황이 진정되자 2020년 3월 대구 신천지 교회 집단 감염으로 시작된 마스트 착용 의무, 행사 집회 인원 제한 등 코로나19 상징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2년 1개월만에 해제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추석 이후 한때 9만 명까지 치솟는 등 재유행 위기를 보였으나 곧바로 급락세로 돌아섰다.최근 일주일간 하루 3만명 전후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자치단체들이 축제의 계절인 가을을 맞아 마치 경쟁을 하듯 지난 2년간 중단한 각종 축제와 행사를 앞다투어 개최해 전국이 떠들썩하다.

충청권에서는 9월 30일부터 10월까지 청원생명축제, 충주 우륵문화제, 생거진천 농예문축제, 음성 명작 페스티벌, 영동 난계 국악축제, 세종대왕과 초정약수 축제, 백제문화제,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 천안 흥타령춤축제, 태안 가을꽃박람회, 금산인삼축제, 대전효문화뿌리축제, 대전 사이언스 페스티벌 등 지역 특색을 내세운 크고 작은 축제가 열린다.

전국 최대 친환경 농산물 축제인 청원생명축제는 9월30일부터 10월 10일까지 11일간 '새롭게 시작하는 축제, 모두가 행복한 축제'를 주제로 청주시 청원구 미래지농촌테마공원에서 열린다.농업인이 직접 키운 농산물을 시중가보다 약 20% 싸게 판매하며, 입장료는 행사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생거진천 농예문축제는 농다리축제, 예술제, 문화축제를 하나로 묶은 통합 축제다.10월 6∼9일 '행복한 NEW 진천으로 초대, 함께 하여 더욱 좋은 날'을 주제로 백곡천 둔치와 농다리 일원에서 진행된다.

세계 최초 군 문화 엑스포인 계룡군문화축제는 대한민국 국방 도시인 계룡대 활주로에서 10월 7∼23일 열린다.우리나라와 세계 각국의 군 문화, 세계 군악대 퍼포먼스를 비롯해 K9·K2·천무 등 세계가 인정한 국산 첨단 무기를 선보인다.

백제의 왕도인 충남 공주와 부여에서 열리는 백제문화제는 역사 재현형 축제로 68년 전통을 자랑한다.10월1일부터 10일까지 부여 구드래와 공주 금강신관공원에서 개최된다.올해는 '백제의 빛과 향'을 주제로 사비 천도 행렬이 재현된다.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은 1993년 열린 대전 엑스포를 기념한 과학축제로 올해 25회 째를 맞는다.대전컨벤션센터와 엑스포 과학공원에서 10월 20일부터 23일까지 AI체험, 코딩체험, 메타버스 등 다양한 과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기현 국장대우겸 진천·증평주재
한기현 국장대우겸 진천·증평주재

지역 축제는 1995년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우후죽순처럼 늘었다.지난해 기준 해마다 전국에서 940여 개 축제가 열리지만 대부분 차별성과 경쟁력 부족으로 지역 홍보와 지역 경제 활성화는커녕 단체장 업적 과시와 예산 낭비라는 보여주기 축제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는다.'평창 메밀꽃축제', '화천 산천어축제'처럼 지역 축제가 성공하려면 '그 나물에 그 밥'처럼 베끼기 축제에서 벗어나 지역 특색과 차별성을 살리고 특히 관 주도형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년부터는 지역 축제가 '동네 축제'나 '도깨비 축제'가 아닌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고 높아진 주민 의식에 걸맞은 품격있는 축제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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