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호수를 배경으로 두 소년의 형상이 마치 화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걸어 나와 풍경 중심에 나란히 서 있는 순간을 포착하고 있는 것 같다. 이처럼 수평의 방향성을 가늠하게 하는 이 그림은 실제의 세계와 수면에 비친 허상의 세계를 수직으로도 구분하여 마술적인 어떤 순간의 응축을 드러낸다. 지상과 수면의 경계가 그림의 가로선을 희미하게 나타내고 실체와 허상의 대칭을 넘어서 거리를 함축하고 있는 삼차원의 공간을 이차원의 거울 같은 수면 위에 대응시킨 감각은, 채도가 사라진 두 소년의 형상을 수수께끼처럼 빛과 그림자의 명암으로 구축된 조각처럼 서 있게 한다. / 갤러리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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