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충북도당이 14일 청주 우암산에 오른다고 한다.

이날 신년 하례회를 겸한 사학법 무효투쟁 범충북도민대회에는 무려 3천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충북도당은 예상하고 있다.

당원 단합과 정치적 목적을 가진 이날 산행의 성격을 예단할 가치는 없지만 사학법 장외투쟁에 보다 무게중심이 실릴듯 싶다.

우암산을 거쳐 상당산성에 이르는 산행코스는 청주시민들이 제법 즐겨 찾는 장소다. 가파르지않은데다 상당산성을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도 한 시간 남짓이어서 가족단위로 산을 오르는 모습이 제법 익숙한 곳이다. 물론 한나라당도 이같은 점을 충분히 고려해 장소를 선택했겠지만….

그러나 전국 주요 도시를 돌며 사학법 원천 무효를 주장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충북지역 장외투쟁 장소로 우암산~상당산성을 고른 것은 심히 유감이다.

우리지역 청소년이 무심천을 보며 아름다운 꿈을 키우고, 우암산과 상당산성에 올라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는 좋은 교육장이 정치에 오염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때문이다.

삼일공원 언저리의 우암산 생태공원부터 시작해 정상인 상당산성까지는 청주지역 학생들에게 둘도 없는 훌륭한 체험학습장이다. 해마다 봄, 가을이면 수천명의 청주시내 유치원 어린이들이 이곳에서 자연을 벗삼아 뛰어놀고 있다. 새해 해맞이 행사에는 소원을 빌기위해 이곳을 찾고, 지역 주간지가 주최하는 상당산성 껴안기 행사도 애향심을 나누는 넉넉한 정이 물씬 풍긴다.

남녀노소 할것없이 청주시민의 숨결이 느껴지는 상당산성에서 한나라당 충북도당이 이번엔 전투의지를 다지고자 한다.

사학법 반대투쟁의 선봉에 서있는 이규택 최고위원과 이군현 의원의 가세속에 이날 3천명이 외치게 될 구호가 가히 우암산 골짜기마다 쩌렁쩌렁 울릴 것을 상상한다.

한나라당에 당부한다.

아무리 한나라당 장외투쟁에 대한 국민들의 몰이해에 따른 낮은 지지율을 높이고 이해를 구하기 위한 구국적 결단이라도 토요일 오후 상당산성을 찾는 청주시민들의 건강권을 배려해주는 한나라당이 되길 바란다.

아울러 육거리 재래시장에 들러 상인을 격려하거나, 결식아동에 대한 보다 진심어린 돌봄이 있길 바라는 것은 기자의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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