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종열 전 음성교육장

바야흐로 독서의 계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기쁨이자 축복이다. 철학자 토마스 바트린은 "책이 없으면 신도 침묵을 지키고, 정의는 잠자며, 자연과학은 정지되고, 철학도, 문학도 말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고, 영국에는 "책이 없는 궁전에 사는 것 보다 책이 있는 마구간에 사는 것이 낫다."라는 격언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1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남녀 1인당 연평균 독서권수는 4.5권이고, 성인 남녀 44%는 연간 책을 한권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독서율이 70%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부끄러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제이슨 머코스키는 "책이 없다면 인간은 값비싼 시계를 차고 브랜드 선글라스를 낀 원숭이보다 나을 게 없을 것이다. 책, 언어 이야기가 있기에 인간은 다른 동물들보다 고등한 존재로 격상될 수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옛 어른들은 집안에서 세 가지 소리가 나야 한다고 했다. 첫째는 아이 우는 소리, 둘째는 다듬이 방망이 소리, 그리고 셋째는 책 읽는 소리다. 부모들에게는 아이들이 책 읽는 소리를 듣는 것 보다 더 즐거운 일은 없을 것이다.

외국의 어떤 학자가 위인전기를 분석한 결과 약 60%의 주인공들이 어릴 때부터 책을 가까이 하였다고 한다.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은 엄청나게 많은 책을 읽은 탓에 눈병이 나서 초정 약수터까지 가서 눈을 씻었다는 기록이 있고, 미국이 자랑하는 링컨 대통령은 어린 시절 가난하여 정규학교를 다닐 수 없었지만 책읽기를 좋아해 남의 집에서 빌린 책을 밤새워 읽었다.

"오늘날 나를 있게 한 것은 바로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 하버드대 졸업장보다 독서하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빌게이츠는 말했다. 이 말은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명언으로 손꼽힌다. 명문대의 졸업장보다도 늘 독서하는 습관이 인간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영국의 처칠 수상도 남달리 책을 사랑했으며, 미국의 투르먼 대통령은 14세 때 자기 고장 도서관의 책을 한 권도 빼놓지 않고 다 읽었다고 한다. 프랑스의 유명한 나폴레옹 장군은 전쟁터에서까지 책을 읽은 독서광이었다. 이 분들이 훌륭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독서의 영향이 아닌가 생각한다.

전통을 자랑하는 수많은 미국의 명문대학들 가운데 시키고대학은 역사가일천한 편이지만 지금까지 노벨상을 74개 이상 휩쓴 명문대학 중의 명문대학이 되었다. 후발대학의 이러한 놀라운 성과는 1929년에 부임한 로버트 허친스 총장의 '100권의 책읽기 시카고 플랜'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비슬리르는 "책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만날 수 있는 스승"이라고 하였다. 톨스토이나 펄 벅, 처칠, 케네디 등은 이 시대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면 이분들을 만나서 생전에 우리가 듣기 힘든 인생경험을 들을 수 있고 그들의 생각을 내 것으로 만들 수가 있다.

유종열 전 음성교육장
유종열 전 음성교육장

책은 인류가 지상에 남긴 소중한 보물이다. 책은 수 천 년의 역사 속에 살다간 사람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내가 만나보지 않은 사람들의 삶을 만나고 내가 경험하지 못한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가슴 뛰고 신나는 일인가?

체스터 필드는 "가장 훌륭한 벗은 좋은 책이다."라고 말했다. 책은 말없이 따라오는 인생의 반려자다. 좋은 책은 우리를 풍성한 삶으로 안내한다. 이 아름다운 가을! 손 가까이 책을 두고 읽고 또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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