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시인·문학평론가

10월 9일은 제576돌 한글날이다. 한글날은 3·1절, 광복절, 제헌절, 개천절과 함께 5대 국경일 중 하나로 한글의 독창성과 과학성과 우수성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범국민적인 한글 사랑 의식을 높이며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한글날은 1926년 11월 조선어연구회가 매년 음력 9월 29일을 '가갸날'로 정해 기념한 것에서 유래됐다. 가갸날은 1928년 '한글날'로 이름을 바꾸었고, 1945년부터는 1940년에 발견된 '훈민정음' 원본 말문에 적힌 날짜에 근거해, 지금의 10월 9일로 기념하고 있다. 2006년부터 국경일로 지정됐고, 2013년부터 공휴일로 지켜지고 있다.

'한글'이란 명칭은 주시경(周時經, 1876-1914) 선생이 지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1940년 경북 안동에서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에 의하면, 한국 고유의 문자인 훈민정음(訓民正音) 즉 한글은 1443년에 완성하여 1446년 세종 28년 음력 9월 상순 세상에 창제 반포됐다.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崔萬理, ?-1445)가 반대상소를 올렸지만, 세종대왕이 한글 사용을 강행하는 바람에 문맹률을 대폭 낮추고 문화국가를 이룩할 수 있었다.

오늘날 세계에는 600여개의 서로 다른 언어가 있는데, 이들 가운데 글자가 있는 언어는 겨우 100여개 정도에 그치고 있다. 그 중에서 글자를 만든 이와 만든 때, 만든 까닭 그리고 만들어진 과정이 소상히 알려진 것은 한글이 유일하다.

한글은 표음문자로 우리의 역사와 얼이 담긴 소중한 한말글이다. 한글은 성군인 세종대왕께서 어리석은 백성도 쉽게 익혀서 자기 뜻을 펼 수 있게 하려고 창제하셨다.

한글은 모음과 자음의 과학적인 분리 방법을 제시한 최초이고 유일한 문자체계다. 그리고 일음일자(一音一字)와 일자일음(一字一音) 원칙을 지켰기 때문에 음성인식에서 탁월하다. 컴퓨터에서 자판 없이 음성 인식으로 입력시킬 때 가장 적합한 언어로 평가받고 있다.

한글은 세종대왕의 애민정신, 한민족의 민족혼과 지역 정서, 천·지·인 3원 조화와 홍익정신을 잘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한글은 아름답고 독창적이고 과학적이며 정보화 사회에 알맞다. 또한 개발도상국 중 유일하게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세계 무역시장에서 차지하는 수출입 규모가 7위 안에 들고 있어 한글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세계 48개국 590여 개 대학에서 한국어 강좌를 개설하였고, 세종학당도 전 세계로 뻗어나가 2022년 6월 현재 84개국에 244개소가 개설되어 있어 한글의 국제화와 세계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세종 어제의 서문과 한글의 제작 원리가 담긴 훈민정음을 1962년에 국보70호로 지정했고, 1997년 10월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했다. 유네스코에서는 해마다 문맹퇴치에 공이 큰 사람들에게 '세종대왕 문맹퇴치상을 수여하고 있다. 몇 해 전, 프랑스에서 개최된 세계 언어학 학술대회에서 한국어를 세계공용어로 사용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제세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에 속어, 비어, 은어, 축약어, 사투리, 외래어가 범람하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므로 제576돌 한글날을 계기로 하여 표준어를 일상생활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국어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문인들을 중심으로 아름답고 사용하기 편리한 신조어를 많이 창조하여 국민들에게 널리 보급해야 한다. 또한 한글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상품을 개발해 국가경제에도 이바지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제576돌 한글날을 경축하기 위해 10월 8일 오후 6시 국립한글박물관 야외무대에서 제41회 세종문화상 시상식을 개최한다. 다음날 한글날 경축식에서는 한글 발전 유공자 13명에게 훈·포장 및 표창장을 수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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