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수사 맡은 후 역량 발휘 범죄조직 일망타진

충북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왼쪽부터) 이재석 경감, 이준영 경사, 민선기 경장, 신명섭 경사. /충북경찰청 제공
충북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왼쪽부터) 이재석 경감, 이준영 경사, 민선기 경장, 신명섭 경사. /충북경찰청 제공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의 수사역량 강화에 대한 국민 기대가 높다. 하지만 열악한 근무환경과 고된 업무 등으로 젊은 경찰관들의 수사경과 기피현상은 해가 지날수록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묵묵히 현장에서 활약하는 경찰관들이 있다. 중부매일은 '경찰의 날'을 앞두고 빛나는 젊은 베테랑 경찰관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도주에는 일가견이 있다는 마약사범도 혀를 내두르게 하는 충북경찰. 걸리는 족족 수갑을 채워내는 놀라운 수사력의 중심에는 마약범죄수사대(이하 마수대) 이재석(40·경감) 팀장이 있다. 지난 8월 대마초 재배 및 코카인 유통 조직 22명(6명 구속)을 검거하는 등 혁혁한 성과를 내고 있는 이 팀장은 '왜 꽃길을 제쳐두고 어려운 길을 가느냐'는 동료들의 물음에 '수사가 꽃길'이라며 담담하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지난 2018년 청주흥덕경찰서 경무계장을 역임하며 경찰서 안살림을 책임졌던 이 팀장은 다음 인사에서 수사과 경제팀 팀원으로 지원하는 의외의 선택을 한다. 여러 행정부서에서 이 팀장을 원했지만, 그의 결정은 흔들리지 않았다.

"경찰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제대로 배워서 제대로 수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경제팀에 자리가 생겼고, 제가 팀장으로 갈 정도의 실력이 아니었기 때문에 당연히 팀원으로 가게 됐습니다."

경제팀에 근무하며 자동차 영업사원 12억 사기사건 등 굵직한 사건들을 해결한 이 팀장은 1년여 후 지능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곳에서 보이스피싱 사건을 담당하며 경험을 쌓은 그는 2021년 1월 가장 어려운 수사 중 하나로 꼽히는 마약범죄를 수사하기 위해 충북청으로 들어온다.

"보이스피싱 조직이나 마약조직 모두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총책을 잡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한 수사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마수대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마수대에서 그는 기상천외한 범죄수법, 도주수법을 쓰는 범인들을 상대했다.

"사건 하나하나가 쉽지 않았습니다. 경찰이 쫓고 있다고 인지하고 있는 범인들은 일주일 단위로 휴대폰을 바꾸는 것은 기본이고, 스타렉스 차가 집 주변에 있으면 집에 들어가지 않는 등 주변에 대한 경계가 매우 심합니다. 몇 달 전에는 스타렉스 문 열리는 소리만 듣고 야산으로 도망간 범인이 저수지로 뛰어들어 팀원들이 많이 고생을 했습니다."

이처럼 몸으로 채득한 이 팀장의 마약수사기법은 지난 8월 큰 결실을 맺었다. 서울의 한 빌라에서 대마를 직접 재배해 판매해온 마약조직을 붙잡았다.

"이 사건의 가장 큰 성과는 11㎏이나 되는 대마초의 유통을 막은 것과 더불어 베일에 쌓여있던 총책의 신원을 특정한 것입니다. 마약수사의 핵심은 다시 마약이 유통되지 않게 조직을 와해시키는 것인데, 그 부분에서 성과가 있어서 개인적으로 보람이 있습니다."

수사는 '팀워크'라는 이 팀장은 자신과 함께 팀을 이루고 있는 이준영 경사, 신명섭 경사, 민선기 경장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주말도 없이 범인검거를 위해 노력하는 팀원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일이 고되다 보니 서로 건강을 챙기자며 연초부터 팀원들과 테니스를 치고 있는데, 그러면서 팀워크가 더 좋아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다치지 말고,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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