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지난달 20일 영동군을 시작으로 민선8기 첫 도지사 시·군 방문을 시작했다. /중부매일DB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지난달 20일 영동군을 시작으로 민선8기 첫 도지사 시·군 방문을 시작했다. /중부매일DB

해마다 전국 자치단체장들은 관례적으로 지역을 순회하며 지역 주민들을 직접 만나곤 한다. 일명 시·군 순방 또는 읍·면·동 순방이다. 정책을 설명하고 지역의 여론을 수렴한다는 것이 명문이다. 순방을 놓고 설왕설래로 정치권이 들썩일 때도 있다. 현직 자치단체장의 사전 선거운동이 아니냐는 시각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선거가 있는 해마다 정치권에서 순방 중단을 촉구하며 논란이 일기도 한다. 자치단체장의 지역 순방은 직접 대면하기 어려운 지역 주민으로서는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지역 현안을 알리고 이를 해결하는 '창구'로 활용됐다. 지자체장들은 지역에 한 아름 '선물(?)'을 안기며 자신의 치적을 알리기 위한 홍보 수단이기도 하다.

문제는 오랜 시간이 지나오면서 지역 순방이 천편일률적으로 굳어졌다. 진행 방식도, 참석 인사도 매번 비슷비슷하다. 방문 지역도 현안 사업이 달라졌을 뿐 비슷하게 운영된다.

민선 8기 출범 후 100일이 지나면서 전국 자치단체장들이 지역 순방에 나서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도 지난달 20일 시·군 순방 첫 행선지인 영동군에서 도정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지역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어 지난 7일 옥천군을 방문해 옥천군민 200여명을 만나 군민들의 건의사항 등을 청취하며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김 지사는 10월 말까지 도내 11개 시·군 방문을 통해 각계각층으로부터 수렴된 도민의 의견을 도정운영에 반영하고 시·군별 건의 사항은 검토 후 지원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 지사가 취임 100일 만에 도내 11개 시·군의 주요 사업이나 현안들을 속속들이 알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랜 기간 지역을 떠나 있었던 시간만큼 지역을 상세히 알기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이번 순방이 앞으로 4년간 김 지사가 도내 지역의 균형발전을 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다. 이번 순방이 예년과 같이 관례적으로 정책이나 설명하고 지역 현안 몇 가지 수렴해 추진을 약속하는 데 그쳐서는 안된다. 김 지사 취임 초기 지역에서 가장 우려됐던 부분이 지역의 정서를 얼마나 아느냐였다. 이를 두고 여러 논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김 지사 자신도 일부 우려에 대해서는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러한 우려는 날려버릴 수 있는 최적의 기회가 바로 이번 시·군 순방이다. 많은 지역민에게 귀를 열고 다가가야 한다. 그동안의 생각은 접어두고 지역 정서를 이해하기 위해 마음을 열어야 한다. 이를 잘 파악해 충북 발전과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자신의 정책을 설명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소모하고 시장·군수에게 마이크를 넘겨서는 곤란하다. 지역민들은 행사장에 가만히 앉아 이들의 대화나 듣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더 많은 현안을 지역민이 건의하고 필요하다는 지역의 전문가들이 나서 설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역 순방의 성공은 지역의 정서를 얼마나 파악하고 현안 사업이 내실 있게 이뤄지느냐에 달렸다. 이에 김 지사 초기 우려는 벗어버릴 수 있는 단초가 이번 시군순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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