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한병선 교육평론가·문학박사

윤석열 정부에서 박순애 장관 사퇴 후 다시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지명됐다. 누가 장관이 되든 학령 조정 문제 등 과거 어느 때보다 교육적 난제들을 풀어야 할 숙제를 안게 됐다. 특히 팬데믹 이후 드라마틱하게 변화한 사회적 환경은 물론 향후 우리가 마주하게 될 미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여러 교육적 고민이 있어야 한다. 우선 시급한 현안 몇 가지만 들어보자.

첫째, 팬데믹 이전의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 포스트 팬데믹 환경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현재 세계는 코로나19 이후 에듀테크(Edu-Tech) 전쟁을 하고 있다. 에듀테크는 데이터 정보나 인공지능(AI) 기술을 교육에 접목시켜 교육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학생들이 학습하는 과정에서 얻어진 다양한 교육 정보들을 분석해 학생 개개인에게 최적의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점에서 에듀테크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차세대 교육의 성패는 '교육의 디지털화'를 어떻게 이루어낼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학교의 학습활동에서 가장 강조점을 두고 있는 자기주도적 학습과도 일맥상통한다.

둘째, '뉴 노멀(New Normal)'에 대한 교육적 고민이 있어야 한다. 이미 팬데믹 상황에서 보았듯이 교사 없이도 얼마든 교육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실제로 거의 2년 동안 이루어진 비대면 수업은 학교에서 교사와 만나야 한다는 통념을 깨기에 충분했다. 교사의 역할은 티칭(Teaching)이 아닌 코칭(Coaching)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물론 과거에도 교사중심에서 학생중심 교육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핀란드 등 서구사회의 교육 선진국들은 물론 우리도 학습자들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여기서 자기주도적 학습이란 과거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다. 과거의 자기주도적 학습이 평면적 단선적이었다면 뉴 노멀 시대의 자기주도 학습은 단순히 학습의 이해도가 아닌 '학습능력'을 키우는 학습을 말한다. 나아가 학교라는 형식화된 교육을 벗어나 '평생학습' 사회로 연계되는 것을 포괄하는 넓은 개념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자기주도 학습의 개념이 교사의 티칭에서 코칭으로의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평생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것이다. 뉴 노멀 시대의 교육은 한 개인의 전체 생애에 걸쳐 이루어지는 활동이란 점에서 이전의 자기주도 학습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 될 수 있다.

셋째, 인성교육에 대한 새로운 고민도 해야 한다. 이 대목에서 뉴 노멀 시대에 무슨 인성교육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기반이 되는 4차 산업혁명 사회가 무르익어 갈수록 인성교육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세상이 어떤 형태로 변하든 그 중심에는 인간이 자리하고 있고 그 사회의 주인공은 인간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다. 인간화된 로봇(Homo Robot)이 인간을 지배할 수도 있다는 일반의 우려를 생각해 보라. 이런 우려는 사회가 고도화될수록 왜 인성이 더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는지에 대한 간단한 답이 될 수 있다. 인성을 갖추지 못한 사회의 진화는 예기치 않은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다. 딥 러닝(Deep Learning)을 통해 끊임없이 진화하는 로봇 세상이 도래했을 때 이를 통제해야 할 인간들이 인성을 잃어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한병선 교육평론가·문학박사
한병선 교육평론가·문학박사

예나 지금이나 인성교육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시대와 사회에 따라 강조점이 조금씩 달라져 왔을 뿐 변함없는 교육의 중요한 핵심 내용 중의 하나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뉴 노멀 시대에 맞는 새로운 관점의 인성교육에 대해 다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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