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하 한은)이 뛰는 물가와 환율을 잡기 위해 결국 7월 이후 석 달 만에 다시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3.00%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3%대 기준금리는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또한 4·5·7·8월에 이은 다섯 차례 연속 인상도 한은 역사상 역대 최초 기록이다.

이번 한은 결정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인해 물가 추가 상승압력과 외환부문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는 만큼 정책대응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도 추가 빅 스텝 결정 배경이 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6.3%) 이후 두 달 연속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5%대 중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1천400원을 훌쩍 넘은 원-달러 환율도 고물가를 부추기고 있다.

기준금리는 한국은행 최고 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매달 회의를 통해서 결정하는 금리다. 기준금리를 발표하게 되면 시중 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들은 이를 기준으로 각자 나름 금리를 책정한다. 기본적으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중 금리도 상승하고 기준금리를 낮추면 시중 금리도 떨어지게 된다.

한은 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대출자와 기업들 이자 부담을 크게 늘릴 것으로 우려된다.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켜 경기 회복세를 꺾을 소지도 크다. 또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올라 부동산 구매력이 떨어져 실거래 감소로 이어진다.

하지만 당분간 금리인상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미 연준 제롬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2%로 잡고 이를 위해 내년까지 기준금리 4.6%까지 인상을 고려중이다. 이런 추세라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오는 11월 기준금리 인상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