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표윤지 대전·세종취재본부

"잘못했습니다"

지난달 27일 열린 세종시의회 교육안전위원회 행정감사 발언대에서 나온 말이다.

7월 24일부터 중부매일이 연속 보도한 '마을학교 업체 선정 특혜'가 이날 행정감사에서 다뤄졌다.

마을학교 업체 선정 특혜는 공모 당시 서류심사 대상인 단체와 선정된 단체의 서류가 엄연히 다름에도 '조건부가결'이라는 꼼수가 동원돼 채택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날 오후 행정감사에서 문제없음을 주장한 시교육청 담당자는 논리적 오류를 지적할 명백한 증거가 나오자, 이어지는 저녁 행정감사에서 끝내 '위증했음'을 시인했다.

향후 감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시교육청이 오류를 인정함으로써 행정감사는 마무리됐다.

취재의 발단은 "고작 보조금 800만원인데 뭐"라는 주변의 만류에도 이러한 관행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됐다.

취재 과정에는 내외부적으로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토록 세종시 교육의 카르텔이 견고하게 응집돼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그러나 학부모 취재 결과 그간 프로그램명만 바뀌고 동일 강사, 동일 커리큘럼인 '고인물' 시교육청 사업에 대다수가 염증을 느끼고 있었다. 이와 같이 세종시 교육의 문제점으로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시교육청은 더 늦기 전 메스를 들어야 할 때다.

연속 기사를 작성하면서도 누군가 다치진 않을까 고심의 연속이었다. 해당 업체 또한 피해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표윤지 대전·세종취재본부
표윤지 대전·세종취재본부

과연 시교육청이 사전에 심사에 대한 명확한 고지를 했더라면 이처럼 도마 위에 올랐을까.

세종시 교육의 진일보와 투명성을 위해 앞으로 진행될 내부감사에서 시교육청이 어떠한 결단을 내릴지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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