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속어 논란, 文정부 감사, 민주당사 압수수색 등에 격렬 정쟁만
전·세종 국감에 민주당 불참

〔중부매일 김홍민 기자〕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감사가 이번 주 상임위원회별 종합감사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지난 4일 막이 오른 국감은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논란부터 감사원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감사, 검찰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사 등 휘발성 강한 정치 현안들을 놓고 여야간 '투쟁의 장'(場)이 됐다.

이로인해 '정책·민생' 국감은 실종되고 '정쟁 국감'만 남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국감장 여야 대치는 윤 대통령 해외 순방 관련 이슈 및 '비속어 논란'에서 시작됐다.

민주당의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강행 처리와 윤 대통령의 거부로 정국이 경색된 상황에서 여야는 거세게 맞붙었다.

6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는 비속어 논란 관련 MBC 자막 보도 적절성을 놓고 고성이 오갔다.

전임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감사원의 서해 사건 감사로 국감장은 내내 시끄러웠다.

11일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대상 국감이 최대 격전지였다.

시작하자마자 의사진행 발언 허용 여부로 9분 만에 정회한 데다 이후에는 감사위원 배석 문제로 오전 내내 아예 질의조차 하지 못했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나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각종 논란을 두고도 정쟁은 끊이지 않았다.

법사위의 6일 법무부 등 대상 국감에서는 야당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에 대한 수사나 특검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 발단이 돼 여야간 설전을 벌이다 심야에 민주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14일 대한체육회 국감에서는 이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놓고 여야가 격렬한 입씨름을 벌이는 바람에 파행했다.

행정안전위원회의 18일 경기남·북부경찰청 대상 국감도 시작부터 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퇴장하면서 반쪽 국감이 됐다.

야당 의원들은 경기도 대상 국감에서 이채익 행안위원장이 "이번 국감은 김동연 국감보다는 이재명 4년을 검증해야 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았다.

종반을 향해 달리던 국감은 검찰이 19일 저녁 민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면서 아예 중단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다음날인 20일 대전시와 세종시에 대한 행정안전위원회의 국감도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했다.

이번 국감에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의원들의 거친 언사도 수시로 터져 나왔다.

과방위 국감에서는 권성동(국민의힘) 의원이 김제남 한국원자력재단 이사장에게 사퇴를 압박하며 "혀 깨물고 죽지"라고 발언해 회의가 파행했다.

교육위 국감의 경우, 김건희 여사 논문을 검증한 단체의 한 교수를 동명이인으로 착각해 질타한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문정복 의원이 "개나 줘버리라"고 발언하며 정회의 원인을 제공했다.

피감기관장의 돌출 발언으로 여야 대치가 이뤄진 경우도 있었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은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고 한다)면 김일성 주의자"라고 발언하면서 국감장에서 쫓겨났다.

당시 환노위 국감은 세 차례나 중단됐고, 17일에는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만 표결에 참여해 김 위원장에 대한 국회 증언·감정법에 따른 국회모욕죄 고발안을 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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