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실 /연합뉴스
대통령실 /연합뉴스

충청권 광역단체장들의 용산 정치가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을 서울 용산으로 이전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충청의 아들'을 자처했다.

윤 대통령이 자신의 뿌리인 충청권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일지 주목되는 가운데 최근 김태흠 충남지사, 김영환 충북지사가 연이어 대통령실을 방문해 지역 현안을 건의했다.

김태흠 지사는 지난 18일 윤 대통령을 직접 만나 약 1시간20분 동안 충남 현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이날 김 지사는 윤 대통령에게 충남혁신도시의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육군사관학교 논산 이전, 의과대학 신설, 수소 및 반도체 관련 기업·연구소 유치 지원 등을 요청했다.

김 지사는 다음날인 지난 19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통령과 현안 사업에 대해 심도 깊게 얘기하고 논의했다"면서 "다만 하루아침에 해결되는 사업이 아니고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대통령께서도 선거기간동안 지역발전을 위한 공약과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 정확히 기억하고 계셨고, 긍정적인 논의가 이뤄진 자리였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영환 지사는 지난 21일 대통령실에서 김대기 비서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최상목 경제수석을 만나 충북지원특별법(가칭 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과 인공지능(AI) 영재고 설치 등 지역현안 지원을 요청했다고 충북도가 전했다.

김 지사는 영재고 설립 당위성으로 "충북은 전국에 51개인 자사고(35곳), 영재고(8곳), 국제고(8곳)가 하나도 없어 우수 지역인재 양성에 대한 도민의 열망이 최고에 달했다"며 "지역의 교육기회 불균형 해소는 물론, 현 정부의 반도체 인력양성 기조에 부합하는 카이스트 부설 AI 영재고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AI 영재고가 아니면 바이오 영재고는 어떤가"라고 역제안했고, 김 지사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라고 했다.

이밖에 김 지사는 "충북의 신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는'레이크파크 르네상스'를 구상중이며, 대한민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성공 모델로서 전폭적으로 지원해 달라"고 했다.

이처럼 충청권 도지사들이 대통령실을 방문해 지역 현안 해결에 적극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다.

다만 김태흠 지사는 윤 대통령을 직접 만났는데 김영환 지사는 비서실장을 면담해 유감이다.

대통령이 모든 현안을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자체장을 직접 만나 소통하고, 담당자에게 검토할 것을 지시한다면 지역 현안사업은 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반면 비서실장은 지자체장의 건의사항을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전에 면밀히 검토해야 하고, 보고를 결정하더라도 여러 상황을 살펴야 한다.

검토과정에서 지역의 요청안이 제외될 수 있고, 시간도 지체될 우려가 있다.

대통령실은 지자체장간에 비교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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