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영환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DB
김영환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DB

김영환 충북지사가 'KTX 세종역 신설' '인공지능(AI) 영재고 충북 유치' 등 타 자치단체는 물론 도내 시·군간 이해관계가 엇갈린 문제에 직면했다. 임기 초기 김 지사의 정치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라는 시각이다. 'KTX 세종역 신설'은 오송역이 건설된 후 세종시가 끊임없이 제기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단순히 '또 하다 말겠지'라고 치부하기에는 예년과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정감사장에서 여당 의원들이 '대통령 제2집무실과 세종의사당'을 언급하며 국회도 KTX 세종역이 설치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여기에 충북을 인식한 듯 "양 자치단체가 심도 있는 논의를 해달라"고 주문까지 했다. 정부와 국토교통부는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빈번히 '불가하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여당 의원들의 힘까지 보태진 지금 세종시의 움직임이 더욱 분주하다.

AI 영재고 유치는 명문고 설립을 줄기차게 추진했던 충북의 숙원 중 하나다. 특히 최근 학령인구 절벽으로 지역 존립 기반마저 위협받고 있는 도내 각 지자체로서는 AI 영재고 유치가 인구를 늘릴 수 있는 돌파구로 인식돼 왔다. 타 지자체의 경우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명문고를 중심으로 학군이 형성되고 이곳에 입학하기 위한 학생들이 모여들며 인구가 유입된다. 이러한 이유에서 도내에서도 진천·음성 혁신도시 AI 영재고 설립을 비롯해 충주, 진천, 보은, 영동, 청주, 괴산 등이 지역의 사활을 걸고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AI 영재고 유치가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되는 모양새다. 광주광역시가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여기에 최근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AI 영재고 충북 유치 건의에 '바이오 영재고'를 언급했다. 김 지사는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화답한 후 지난 24일 확대간부회의에서 AI 영재고든, 바이오 영재고든 관철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 AI 영재고와 바이오 영재고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진하겠다는 전략의 변화를 시사했다.

지루하게 끌어오는 KTX 세종역 신설 문제를 마무리하고 AI 영재고 충북 유치라는 성과를 위해서는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와 분위기 선점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앙에서의 김 지사의 정치력이 관건이다. 김 지사는 KTX세종역 신설될 경우 다른 지역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전문가와 상의해 논거를 마련하면 조기에 이 문제를 마무리하는 데 도움이 될 거 같다며 논리 개발을 주문했다. 현재까지 KTX세종역 신설 '불가'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국토부의 기조가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도록 단도리하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지역 간 이전투구(泥田鬪狗)로 타 지역에 영재고를 뺏기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며 도내 지자체간 뜨거웠던 유치전은 수그러들었다. 충북이 영재고(명문고) 설립에 얼마나 목말라 있나를 잘 보여주는 예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김 지사의 정치력에 지역민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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