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황석영 청주시 축산과 주무관

공직생활을 시작하기 전, 평소 '청렴'이라는 말은 일상에서 생각해 보지 않았고 '착하게 살기'라는 말과 별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그래서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처럼 '착한 행동을 하는 것이 청렴한 삶 아닐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던 적이 있다.

이후 운이 좋게 공무원 임용고시 필기시험에 합격한 후 면접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준비하는 기간 동안 공무원의 6대 의무에 대해 알게 되었다. 청렴의 의무, 비밀 엄수의 의무, 성실의 의무, 복종의 의무, 품위유지의 의무, 친절 공정의 의무가 있었고, 그중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것은 청렴의 의무였다. 단순히 면접 답변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6대 의무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부분이기에 공직생활에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청렴(淸廉)의 사전적 의미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이라고 한다. 이해는 가지만 멀고 어렵게 느껴지는 말이었다. 나는 오히려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청렴한 삶이 아닐까 싶었다. 우선 정확한 길잡이를 찾기 위해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을 '목민심서'를 읽어보며 청렴한 삶을 초심으로 삼고 싶었다.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를 통해 목민관이 지녀야 할 마음가짐을 언급하였고, 그중 율기 2조 청심(淸心)에서 청렴한 마음을 갖도록 가르침을 주었다. '청렴은 목민관의 기본임무이고, 모든 선의 근원이며 모든 덕의 근본이다. 청렴하지 않은 마음으로 목민관 노릇을 할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다.'부끄러움 없이 깨끗한 마음씨를 가지고 자기의 직분을 다하는 일, 사리사욕에서 벗어나 공평하게 일을 처리하는 공직자의 자세, 청렴은 예나 지금이나 공직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것이 분명하다.

사실 우리는 익숙한 일상이 반복되다 보면 작은 잘못에도 관대해지고 무던해지기 마련이다.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인지 잘못에 대해 자기합리화가 쉬워지는 것 같다. 공직생활을 시작하기 전의 나를 돌이켜 보면 어떤 일을 하다가 작은 실수에 대해 반성보다는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 '별일 아니겠지'라고 처음 마음가짐과는 다른 행동을 보였던 것 같다.

황석영 청주시 축산과 주무관
황석영 청주시 축산과 주무관

하지만 공직생활을 시작하면서 '청렴한 삶'을 초심으로 삼았기에 이제는 초심을 잃는 행동을 절대 해서는 안 된다. 이를 어기게 된다면 나 하나 때문에 청렴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셨던 선배님들의 이름에 먹칠을 하게 되는 것이고, 공무원 조직에 대해 시민들이 다시 한번 분노하고 불신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생각한다.

공직에 처음 들어왔을 때의 긴장감과 항상 매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마음가짐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는 동시에 지난날에 대해 항상 반성하고 성찰하며, 자랑스러운 선배님들의 쌓아놓은 발자취를 따라 청렴한 공직자가 되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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