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 이태원 참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 이태원 참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한복판인 이태원에서 믿을 수 없는 참사가 벌어졌다. 핼러윈 데이를 맞은 29일 밤 이태원 지하철 입구 좁은 골목에 대규모 인파가 운집했고, 사람들이 밀려 넘어지면서 무려 200여명이 압사 당하거나 다치는 비극이 발생했다.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비명과 울음,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에 이태원의 핼러윈 주말 밤은 말그대로 악몽의 밤이 됐다.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사람들이 층층이 쌓여 마치 무덤처럼 보였다", "사람들이 옷을 벗은 채 길가 여기저기에 누워있는 이런 모습은 태어나서 처음이다", "벽을 타고 위로 올라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쳤다" 등 영화에서나 볼법한 목격담을 전했다. 당시의 참혹함과 안타까움이 그대로 전해진다. 일부 시민들은 속수무책으로 바로볼 수 밖에 없는 참혹함에 눈물을 흘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오전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긴급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국가애도기간 선포 및 관련 향후 대책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오늘부터 사고 수습이 일단락될 때까지 국가 애도기간으로 정하고, 국정 최우선 순위를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에 두겠다"고 밝혔다. 이어 "장례지원과 가용 응급의료체계를 총가동해서 부상자에 대한 신속한 의료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야 정치권도 일제히 애도를 표하며 조속하고 철저한 사고수습에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국민의 힘은 이날 오전 당초 예정돼 있던 당정협의회를 취소하면서 긴급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있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도 오전 최고위원 회의를 개최하고 사고수습을 위한 당 차원의 지원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정의당은 밤새 긴급구조에 힘쓴 소방관과 경찰, 의료진, 현장에서 도움을 준 시민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세월호와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등 시민의 생명과 공동체의 안전, 그 책임의 무게를 다시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부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수습본부를 가동하고 소방당국과 경찰도 사태 수습을 위한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했다. 사상자 대부분이 10~20대여서 교육당국도 사태 파악에 나섰다. 군(軍)도 현장에 병력을 지원하고 있다. 또 내달 5일 24시까지를 국민 애도기간으로 정하고 모든 관공서와 공공기관, 재외공관에 조기를 게양하기로 했다.

충청권 지자체와 정치권도 일제히 애도를 표하며 추모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공공기관과 기업체들도 행사나 이벤트를 전면 중단하거나 축소하며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종합점검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이태원 사고 현장에는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빠른 사태수습이다.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도 중요하지만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한다. 그리고 기본안전 준수가 나 자신은 물론 사회와 나라의 기본 가치임을 다시한번 인식하고 시대에 맞는 안전시스템을 구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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