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국비 예산 전액 삭감 여파… 할인 등 혜택 감소 탓

공공배달앱 '먹깨비' 관련 이미지. /먹깨비 공식 블로그 갈뮈
공공배달앱 '먹깨비' 관련 이미지. /먹깨비 공식 블로그

[중부매일 이성현 기자] 민간 배달앱 과점을 막고 소비자와 소상공인을 살리고자 출시한 공공배달앱 '먹깨비' 주문건수가 급감하고 있다. 지역사랑상품권 혜택이 줄어든 것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재 민간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는 지역화폐로 결제가 불가하다. 반면 공공배달앱 충북 먹깨비는 기존 배달앱과 차별화를 위해 해당 지역화폐로도 결제를 할 수 있게 했다. 덕분에 주문건수는 일정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2020년 9월 전국 첫 출시된 공공배달앱 '충북 먹깨비'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 만인 10월 31일 기준 가입자 수 15만9천743명에 달한다. 충북 도내 인구 157만명 중 약 10%가 먹깨비 가입자인 셈이다.

먹깨비 운영 현황.
먹깨비 운영 현황.

시행 첫해인 2020년(9~12월) 주문건수는 10만4천91건(월 평균 3만4천697건), 2021년 40만211건(3만3천350건)을 기록했다. 올해 10월 말 기준 총 주문건수는 32만4천960건(3만2천496건)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 7월부터 주문건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중부매일이 확보한 충북도 먹깨비 월별 운영실적을 살펴보면 6월 주문건수는 3만7천2건에서 7월 2만7천633건으로 약 1만건(-25.4%)이 큰 폭으로 줄었다.

이유는 6월 24일부터 청주 지역사랑상품권(청주페이) 인센티브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후 9월 8일 청주시가 청주페이 인센티브를 재개한 덕에 주문건수가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이전 평균 주문건수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청주시 봉명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대형 배달앱과 비교해 10분의 1수준인 1.5%라는 중개수수료로 부담이 적었다"며 "하지만 지역화폐 인센티브 축소로 점점 수요가 줄고, 하루 주문이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정부는 올해 6천50억이던 지역화폐 국비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모든 인센티브 비용을 지자체가 떠안게 되면서 지역화폐 존폐논란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국회에서도 지역 화폐 예산에 대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여당과 서민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야당이 맞서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지역 화폐가 정부와 지자체 재정 건전성 확보 기조가 맞물리면서 당장 내년부터는 운영을 장담하기가 어려워졌다.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前 한국유통학회 회장)는 "공공배달앱 지역화폐 사용은 대형배달앱을 견제할 소상공인·소비자 유인책이지만 매번 정치적 입장에 따라 예산 가변성이 높으므로 소비자를 유인하기 어렵다"며 "공공배달앱은 예산 확보가 선행되지 못하면 운영 종료된 타 지자체 앱 수순을 밟게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도 관계자는 "내년도 지역화폐 예산에서 국비가 제외될 경우 도비와 시·군비로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대형배달앱과 같은 경쟁력을 확보할 때까지 추가 홍보와 할인 행사를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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