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황진현 내포·홍성 주재 부장

누구나 어린 시절 아픈 기억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 기억은 평생 잊히지 않는다. 수많은 기억들 중 배고픔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학교에 도시락을 싸가지 못해 물로 배를 채운 기억, 친구의 도시락을 뺏어 먹었던 기억 등. 지금 생각하면 창피해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다. 어쩌면 평생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의 조각일 것이다.

지난 4일 충남도와 농협은행 충남영업본부가 아동급식카드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결식 우려 아동의 급식 선택권 강화와 아동의 건강한 성장 및 발달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내년 1월부터 도내 7천200여 명의 아동이 혜택을 받는다.

우선 사용처가 1만 4천174곳에서 14만 1천548곳으로 대폭 확대됐다. 그만큼 아동들이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히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사용처가 적어 아이들이 편의점에서 라면이나 김밥으로 한 끼를 때우는 일이 많았다. 정작 눈치만 보다가 되돌아가거나 가맹점을 들어가서도 주변 눈치를 보며 허기를 때우기 바빴다.

급식카드 디자인도 개선했다. 일반 신용(체크)카드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변경해 아동들이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느꼈던 낙인감 문제도 해결했다. 결제방식은 마그네틱에서 집적회로(IC) 방식으로 개선해 결제 오류 등의 불편을 해소함으로써 이용의 편리성을 높였다.

황진현 내포·홍성주재 부장
황진현 내포·홍성주재 부장

아이들에게 가장 괴로운 것은 배고픔보다도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었을 것이다. '눈칫밥'을 먹어야만 하는 설움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 이번 아동급식 카드 개선으로 성장기 아이들이 마음 편히 따뜻한 한 끼 식사를 먹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아이들이 눈치 안 보고 당당하게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제도로 정착해 앞으로는 아이들이 식사 한 끼로 창피함과 설움을 겪는 일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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