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옥천군에 설치된 지진 옥외대피소. 본문과 직접적인 연관 없습니다. 
옥천군에 설치된 지진 옥외대피소. 본문과 직접적인 연관 없습니다. 

지난달 29일 괴산에서 발생한 진도 4.1의 규모의 지진은 우리나라도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더이상 지진에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줬다.

괴산 지진은 올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가장 강력한 규모다.

주말 여유롭게 늦잠을 즐기던 괴산군민들은 물론, 충주와 음성 등 인근지역 주민들도 이번 지진으로 천둥 치는 소리와 함께 아파트와 주택이 심하게 흔들리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어 지난 1일 새벽에 같은 곳에서 다시 발생한 규모 2.9의 여진도 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을 정도여서 인근지역에서 수십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다행히 괴산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경미한 편이어서 건축물 안전상에는 위험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내륙의 중심지역에서 발생한 괴산 지진으로 이제 우리나라도 지진에 안전지대가 없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6년 9월 12일 경북 경주에서 진도 5.8 규모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6년 넘게 무려 3천325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

특히 경주에서 발생한 강진 이후 1주일 뒤인 2016년 9월 19일에는 규모 4.5의 여진이 발생해 주민들을 공포의 도가니에 몰아넣기도 했다.

이듬해 11월 15일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경북 포항도 5년 여 동안 739차례의 여진이 났고 이 가운데 2.0 이상도 101회로 나타났다.

기상전문가들은 이번에 괴산에서 발생한 지진 역시, 앞으로 얼마나 더많은 여진이 이어질지는 예상할 수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충북지역의 내진 설계·보강률이 전국 평균치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 불안감을 안기고 있다.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내진율은 60.5%로 전국 평균 내진율 72%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전체 2천144개의 대상 가운데 내진성능이 보강된 시설물은 1천298개에 불과하고, 보강작업에 나서야 할 시설물이 무려 846개에 달한다.

846개 중 499개 시설은 향후 보강공사를 하는 것으로 결정됐지만 347개는 내진성능 평가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충북도와 각 시·군은 올해 76억 원을 들여 24개 시설물의 내진성능을 보강하고 26곳의 내진성능을 평가 중이지만 모두 마무리해도 충북 내진율은 62.8%에 그친다.

지진으로 인한 공포감을 직접 느껴본 이 지역 주민들로서는 볼안감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괴산 지진에서 보듯이 충북지역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이 확실하게 드러났다.

지진이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닌 만큼, 대비를 미뤄서도 안된다.

자연재해는 예고가 없다.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철저한 사전 대비 뿐이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된다.

국민의 생명이나 안전보다 중요한 문제가 어디 있겠는가.

정부와 충북도는 물론, 각 시·군도 철저한 점검과 함께 내진 보강사업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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